외국인이 올해 들어서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4조원 가까이 담고 있다. 뒷걸음치는 반도체 수출을 감안해도 주가가 턱없이 싸다고 보는 셈이다. 하반기부터는 반도체 업황이 되살아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도체 수출 4개월째 감소세
반도체 업황은 한동안 더 나빠지겠다.
25일 관세청·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은 2018년 9월 124억3000만달러로 최고치를 찍은 다음 올해 1월까지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1월 반도체 수출만 1년 전보다 23%가량 줄었다.
더욱이 2월 반도체 수출도 뒷걸음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수출액 잠정치는 이달 20일까지 관세청 통관 기준으로 전년 대비 27%가량 감소했다. 1월보다 둔화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 추세가 이어진다면 2월 반도체 수출은 65억~66억달러로 마감할 것"이라며 "2018년 9월에 기록한 고점과 비교하면 46~47% 감소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기관·개인 팔아도 외국인 사자
외국인과 달리 기관·개인은 올해 들어 반도체주를 줄기차게 팔았다. 반도체 업황 둔화를 외국인보다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는 셈이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제각기 2조9384억원과 1조168억원씩 샀다. 두 종목을 합친 순매수액은 3조9552억원에 달한다.
반대로 개인과 기관은 같은 기간 삼성전자를 각각 2조967억원과 9225억원 순매도했다. SK하이닉스 주식도 제각기 9035억원과 938억원을 팔았다.
그래도 주가를 쥐락펴락하는 것은 외국인이었다.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들어 3만8700원에서 4만7350원으로 22.35% 상승했다. 월별로는 1월에 19.25% 올랐고, 2월에는 2.60% 뛰었다. SK하이닉스도 올해 들어 6만500원에서 7만5400원으로 24.63% 상승했다. 월별로는 1월이 22.15%, 2월에는 2.03% 올랐다.
이런 강세 덕분에 한국거래소 반도체지수도 크게 반등했다. 지수는 올해 들어 1749.01에서 2225.27로 27.23% 뛰었다.
외국인 매수세 배경으로는 반도체 업황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꼽힌다.
이승우 연구원은 "반도체가 예상보다 빨리 바닥을 칠 가능성이 있다"며 "동시에 하반기 회복세가 나타날 공산도 커졌다"고 전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에는 PC와 스마트폰 수요도 계절적으로 늘어난다"라며 "출하 증가와 재고 감소, 반도체 가격 안정으로 업황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미·중 무역분쟁까지 잘 풀린다면 수요 전망치가 상향 조정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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