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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부담에 승계 포기하는 기업 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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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국 기자
입력 2019-03-04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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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이 문제예요. 회사를 2세에 물려주는 대신 폐업을 고민하는 사례가 정말 많아졌어요."

500위 안에 드는 중소기업 가운데 절반 남짓만 가업을 승계할 생각이라고 한다. 상속·증여세가 큰 걸림돌로 꼽히고 있다. 문을 닫는 게 나을 정도로 세금이 많다는 얘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와 비교해 보아도 우리 상속·증여세율이 한참 높다는 지적이 있다.

◆가업 물려주는 기업 사라진다

경제성장률이 갈수록 뒷걸음치고,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다. 기업이 흔들리고 있어서다. 나쁜 경기 탓만으로 돌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기업이 상속·증여 정책에 가진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4일 중소기업중앙회가 2018년 10·11월 실시한 설문을 보면 500대 중소기업(매출 1500억원 이하·설립 10년 이상) 가운데 58.0%만 승계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1년 만에 10%포인트 가까이 낮아진 수치다.

폐업률도 해마다 높아져왔다. 개인·법인사업자를 합친 폐업자 수는 2015년 79만50개에서 2017년 90만8076개로 2년 만에 14.9%(11만8026개) 증가했다. 폐업률도 같은 기간 10.5%에서 11.2%로 0.7%포인트 늘었다.

법인사업자만 보면 상황이 더 나쁘다. 폐업자 수가 2015년 5만630개에서 2017년 7만362개로 39.0%(1만9732개) 증가했다. 폐업률도 이 기간 6.0%에서 7.4%로 1.4%포인트 올랐다.

물론 경기가 점점 나빠졌던 영향이 컸다. 그렇더라도 중기중앙회가 내놓은 설문으로 짐작할 수 있듯이 문을 닫는 이유로 상속·증여세 부담을 빼놓을 수 없겠다.

폐업을 준비하고 있는 한 기업인은 "경기 침체가 이어져 어려운 것도 사실이지만, 세금도 문을 닫는 데 영향을 주었다"고 말했다. 중기중앙회가 얼마 전 실시한 조사에서도 기업인 10명 가운데 7명은 상속·증여세를 승계를 가로막는 걸림돌로 꼽았다.

◆OECD와 거꾸로 가는 상속·증여세

OECD 회원국 대다수와 비교하면 우리 상속·증여 정책이 거꾸로 간다는 지적이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2018년 10월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기업 소유주 자녀에게 적용하는 증여·상속세 명목세율은 최고 50%에 달한다. 36개 OECD 회원국 가운데 일본(55%) 다음으로 높은 세율이다. 자녀에게 주식으로 물려줄 때에는 최대주주 할증(최대 30%)까지 적용돼 일본보다 상속세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OECD에 속한 17개국은 자녀에게 기업을 물려줄 때 증여·상속세를 물리지 않는다. 13개국은 우리보다 낮은 세율을 매기거나 더 많은 공제 혜택을 주고 있다. 독일은 자녀에게 기업을 넘길 경우 증여·상속세 최고명목세율을 50%에서 30%로 낮추어준다. 공제까지 감안한 실효세율은 5% 안팎으로 내려간다.

100년, 200년을 이어가는 기업이 많아지려면 우리도 이제는 고민해 보아야 할 대목이다.

경총 관계자는 "가업승계를 원활하게 하려면 상속세율을 내리고, 가업상속공제 요건도 완화해야 한다"며 "일률적인 최대주주 주식 할증은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업승계를 단순히 부를 이전하는 것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며 "사업 계속성과 핵심기술 유지, 일자리 창출이라는 효과까지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소기업중앙회 2018년 가업승계 실태조사 *단위: 개, % [자료=중소기업중앙회]

 

[자료=국세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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