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EPA·AP연합뉴스]
중국 누리꾼들은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것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날 환구망 등 중국 주요 언론사이트엔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사진이 메인화면에 노출돘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서 '북미 서명식 취소'는 한때 2위에 올랐을 정도다.
이는 하루 전날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간 하노이 핵 담판이 중국 누리꾼들의 커다란 관심을 받지 못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28일(현지시각) 오후 바이두 실시간 검색어에 '북미 서명식 취소'가 2위에 올라와 있다. [사진=바이두 캡처화면]
실제로 전날 중국에서는 북·미 정상회담보다 핵 보유국이자 오랜 앙숙인 인도·파키스탄 갈등 고조가 더 큰 화제였다. 27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인도·파키스탄 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관심이 빼앗기는 듯 보인다고 전했다. 이날 인도·파키스탄 분쟁지역인 카슈미르에서 공군기를 동원한 공습을 주고받으면서 양국간 갈등이 일촉즉발로 치달으면서다.
이에 중국 누리꾼들은 '쇼맨십’을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려고 갑작스럽게 핵 담판을 결렬시킨 것 아니냐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小說多看心態好'라는 아이디를 쓰는 중국 누리꾼은 "(북·미 정상회담 결렬로) 드디어 트럼프 황제가 헤드라인을 차지했군. 안그랬으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겠는가"라고 비꼬았다.
'張俊' 아이디 누리꾼도 "변수가 없으면 헤드라인을 장식할 수 없지"라고 전했다. "협상판을 흔들어서 헤드라인을 차지하려는 속셈인가?, "트럼프가 드디어 모디(인도 총리)에게서 헤드라인을 뺏어왔다" 등 트럼프의 쇼맨십을 비꼬는 댓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쏟아졌다.
이밖에 "베트남 의문의 일패", "아까 오전에 트럼프 표정에서 안 좋은 예감이 느껴졌다", "트럼프의 기대치가 너무 높았다" "북한은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거라 아무리 협상해봤자 무의미하다"는 등 북·미 핵 담판 결렬에 다양한 의견을 쏟아내며 관심을 보였다.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틀째인 28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베트남 하노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회동했지만 결국 합의문에 서명하지 않은 채 마무리됐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현 시점에서 아무런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협상 결렬 사실을 확인했다. 전문가들은 비핵화-대북제재 완화를 둘러싸고 북미 양국이 이견을 좁히는데 실패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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