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빈손'에 그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베트남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세기의 핵담판' 이후 26시간 만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베트남 공식 일정도 사실상 '반쪽 행사'에 그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의 현지 '경제 시찰'도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65시간 동안 전용열차를 타고 베트남에 온 김 위원장이 '빈손 회담'에 이어 '반쪽 행사'로 이번 일정을 마무리할 경우 향후 행보에도 부정적 여파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3시 20분(이하 현지시간) 현지 숙소를 나섰다. 세기의 핵담판 결렬 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베트남 주석궁에서 열리는 '환영 행사'에 참석했다. 이어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과 '양자 정상회담'을 예정이다.
저녁에는 베트남 정부가 마련한 환영 만찬에도 참석한다. 만찬장은 국제컨벤션센터(ICC)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ICC는 김 위원장의 '비서실장'격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앞서 두 차례나 사전 답사한 곳이다.
김 위원장은 다음 날인 2일 하노이 바딘광장 주변 전쟁영웅·열사 기념비와 호찌민 전 베트남 국가주석 묘에 헌화한 뒤 전용열차를 타고 귀국길에 오른다.
김 위원장의 경제시찰도 일정상 무산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앞서 북한 매체들은 하노이 회담 직전까지 '베트남 경제모델' 띄우기에 나섰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27일 '경제 발전에 힘을 넣고 있는 베트남'이라는 기사에서 "베트남 당과 정부는 당의 영도적 역할을 높이고 사회주의 정권을 튼튼히 다지는 것과 함께 경제 발전을 위해 분투하고 있다"며 "베트남의 경제 발전 잠재력은 크다"고 보도했다.
베트남의 '도이머이(쇄신)' 정책은 북한이 원하는 경제모델이다. 북한과 베트남은 '아시아 지역의 사회주의 국가'라는 점 등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도이머이 정책을 추진한 베트남의 최근 경제성장률은 '연 7%대'에 달한다. 미국과의 적대적 관계를 '청산'하는 데도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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