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고 없애고...'노딜 브렉시트' 공포 덮친 자동차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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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입력 2019-03-06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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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MW, '미니' 생산 영국 공장 폐쇄 가능성 예고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영국의 유럽연합(EU) 이탈(브렉시트)을 20여일 앞둔 가운데 영국에 진출해 있는 자동차 업체들이 잇따라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노딜 브렉시트(영국이 아무런 합의없이 EU를 이탈하는 것)에 대비하겠다는 조치로 풀이된다. 영국 정부도 무관세 등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지만 브렉시트 불확실성은 더 높아지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 외신의 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BMW는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해 영국에서 '미니(MINI)' 차량의 생산을 중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혼선을 줄이기 위해 영국에 있던 생산라인을 오스트리아로 옮길 수 있다는 것이다. 

미니 차량 등을 생산하는 옥스퍼드 인근 카울리 공장에서는 연간 20만대 이상의 차량이 생산된다. 현장에 투입되는 인원만 4500여명에 달한다. 생산 라인을 철수할 경우 지역 경제에도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럭셔리 영국 브랜드인 롤스 로이스는 계속해서 영국에서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하려는 업체는 BMW만이 아니다. 일본 혼다자동차는 앞서 2022년까지 영국 남부 스윈던 공장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브렉시트 사태와 관련해 영국 공장을 폐쇄하겠다고 밝힌 자동차업체는 혼다자동차가 처음이다. 미국 포드는 영국 내 엔진 생산을 중단할 수 있다는 여지도 남긴 상태다.

도요타 자동차 유럽의 요한 반 질 최고경영자(CEO)는 브렉시트로 인한 계획 변경이 큰 비용을 초래한다며 불확실성이 가능한 한 빨리 해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전했다.

자동차 산업은 농산물과 함께 EU 지역 경제를 떠받치는 효자 산업이다. 미국과의 무역협상에 있어서도 자동차 관세를 최후의 보루로 남겨두는 이유다. 영국은 유럽 수출을 원하는 기업들의 진입 관문이기도 하다. 영국 내 자동차 기업들이 생산을 철수하면 실업률 등 지역 경제도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 

업계 불안이 높아지자 영국은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관세 카드까지 꺼냈다. BBC에 따르면 유럽 정부는 노딜 브렉시트가 될 경우 자동차 부품과 일부 농산물의 80~90%의 상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양고기와 소고기, 유제품 등 유통에 민감한 제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제품에 무관세를 적용한다는 파격 조치다. 

다만 이런 조치가 오히려 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외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정부 차원의 자금 모집에는 도움이 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가격 상승의 부담을 가질 수 있다고 BBC는 지적했다. 

영국 정부는 노딜 브렉시트라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브렉시트 불확실성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해 3월 12일까지 의회 승인투표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3월 29일로 예정돼 있는 브렉시트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제1야당인 노동당의 반발이 큰 상태여서 당분간 내홍이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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