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우리가 함부로 예단한 청각장애인의 삶은 생각보다 다를 수 있다. 주체적으로 일을 하고 싶어하고, 소리가 들리지 않는 가운데 새로운 희망을 찾고 싶어한다.
대한민국 청각장애 택시기사 1호 김성민 씨는 경주에서 '고요한택시'를 운행 중이다. 김성민 씨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삶에서 희망을 찾았다"고 말한다.
사회적기업 코액터스는 작년 6월부터 청각장애 택시기사와 일반 승객을 연결하는 '고요한택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사회적 약자의 사회진출을 돕는 동국대학교 동아리에서 시작된 코액터스는 청각장애인의 낮은 취업률을 개선하기 위해 고요한택시 서비스를 개발하게 됐다.
송재민 코액터스 대표는 "청각장애인들도 주체적으로 일할 수 있고, 새로운 분야로의 진출이 가능하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었다"고 고요한택시 개발 계기를 설명했다.
코액터스가 기대하는 고용한택시 기사들의 평균 월 급여는 240만원에 달한다. 이는 전국 택시기사들의 평균 월 급여 수준이다. 단순 노무직 장애인들의 평균 월 급여 120만원의 두 배에 달한다.
고요한택시는 두 대의 테블릿PC를 택시기사와 뒷자석 승객에 배치해 소통하도록 돕고 있다. 차량 내부에서의 소통은 큰 문제없이 운영되고 있다.

고요한택시 운행 장면.[사진=KBS 방송캡처]
이동통신사 SK텔레콤은 코액터스의 사회적 가치에 주목하고, 플랫폼 기술을 지원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기존 티맵택시 앱에 △콜 누락 방지를 위한 깜빡이 알림 △특이사항 전달을 위한 택시기사-고객 간 메시징 기능 △고요한택시 배차 시 알림 기능 △콜 수락 시선 분산을 막아 안전한 운전을 도와주는 콜잡이 버튼 등 청각장애 택시기사들의 영업활동에 필요한 기능을 추가한 전용 앱을 출시한다.

[SK텔레콤]
SK텔레콤에 이어 SK에너지도 인프라 형성을 지원하기로 했다. LPG 가스충전소를 운영하는 SK에너지는 전국 택시법인에 청각장애인 고용 독려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청각장애인을 고용하는 택시법인에는 할인혜택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고요한택시 기사들을 대상으로 전용앱 사용 및 서비스 교육을 진행 중이다. 향후 청각장애 택시기사들의 영업활동에 불편한 점들을 적극 수용해 지속 개선하나간다는 방침이다.
양사는 고요한택시 고용인력이 향후 수십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국 청각장애인의 수는 30만에 달한다. 다만 택신운행이 가능한 1종 보통 또는 2종 보통 면허 소지자는 1만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송재민 코액터스 대표는 "청각장애 택시기사의 수요가 생각보다 많다. 지원을 원하는 청각장애인 분들의 문의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코액터스는 고요한택시 운행댓수를 오는 4월 23대로 확대하고, 연내 100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운행 지역도 서울 수도권과 대구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코액터스는 올해 100명의 고요한택시 기사를 충원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고요한택시와의 협업이 유휴 택시차량의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택시기사 100명의 평균 영업일과 운행횟수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운송량이 연간 약 71만7600건 증가한다.
여지영 TTS 유닛장은 "사회적 약자의 사회 진출을 돕는 핵심 인프라로 일조할 수 있어 의미가 깊다"며 "사회적 기업의 아이디어와 ICT기업의 플랫폼과의 결합을 통해 신규일자리를 창출하고, 유휴 택시의 활성화로 승객 이동 편의 증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재민 코액터스 대표는 "고용한택시 기사들이 전화통화 불가로 승차거부를 당하거나, 시각에만 의존해서 운행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어왔다"며 "티맵택시앱을 통해 현재 12대에 불과한 고요한택시가 올해 100대로 운행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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