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상주시 제공]
묵향이 짙은 영남선비들은 산수를 벗 삼아 자신의 삶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즐겼다.
그들이 남긴 다양한 유물들을 통해 시대를 넘어 전해지는 여행의 의미를 되새겨 보며 일상에 지친 마음을 잠시 쉬어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경북 상주시에 위치한 상주박물관은 3일부터 오는 12월 29일까지 상주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상산선비들 낙강에 배 띄우다’ 특별전을 개최한다.
첫 번째로 상주박물관은 ‘상산선비들, 낙강에 배 띄우다’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마련한다.
이번 전시는 낙동강의 아름다운 자연을 벗 삼아 즐겼던 상산(상주의 옛 이름) 선비들의 여행을 따라가 보며 당대 상산의 이름난 선비들이 즐겼던 뱃놀이와 시회에서 그 시대 선비들의 삶을 엿보는 전시다.
대표적인 유물로는 당대 선비들의 풍류와 삶이 담긴 ‘대동여지전도’, ‘도산십이곡’, ‘무이도지’, ‘강산풍월 각판’, ‘식산선생문집’, ‘낙원기영회첩’, ‘차사우당범월유운’ 등 150여 점의 자료를 선보인다.
제1부 ‘산수유람을 떠나다’는 물 따라 길 따라 괴나리봇짐을 꾸려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를 다룬다.
산수유람 의미가 담긴 퇴계 이황의 ‘도산십이곡’을 비롯해 남계 강응철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은 ‘강산풍월 각판’, 낙동강 연안의 12승경이 그려진 ‘허주부군산수유첩’, 산수를 아름다운 문체로 써내려 간 ‘식산선생문집’, 작은 지도책과 휴대용 붓·벼루까지 봇짐 속의 다양한 여행 준비물들이 소개된다.
제2부 ‘낙강에 배 띄우다’는 1196년 백운 이규보가 낙동강에 배를 띄운 이래 660여 년 동안 선비들이 낙동강에 배를 띄워 자연을 즐기며 낙강을 노래한 이야기를 다룬다.
‘택리지’를 비롯한 다양한 책들에서 낙동강을 만나고, 뱃놀이시회 및 소금배가 들어오기도 했던 죽암진 대바위 마을의 뱃고사 축문을 통해 오늘까지 이어지는 그들의 삶을 엿본다.
낙동강의 아름다움을 담은 ‘동국이상국집’을 살펴보며, 도남서원에서 기영회 회원들이 회화를 연 후 뱃놀이 한 모습을 담은 ‘낙원기영회첩’과 ‘낙강범월시회’에서 선비들의 풍류를 엿본다.
3부 ‘낙강에 달 띄우다’는 달밤에 배 띄우고 시회를 열었던 뱃놀이시회의 풍류를 담았다.
이들은 시회 뒤에 다시 시를 지어 보낸 ‘차사우당범월유운’과 임진왜란으로 피폐해진 백성들의 삶과 무능한 나라에 대한 답답한 심정을 붓 끝에 담아 ‘임술범월록’을 엮어냈다.
또 여행의 여운을 시에 담아 그들이 자연과 노닐던 흔적을 글과 병풍, 청화백자 등에 남겨 다음 여행을 꿈꾸게 했다.
어제와 오늘의 낙동강을, 다음 전시가 이어질 안동, 문경, 예천, 봉화 선비들의 산수유람 영상도 함께 만난다.
낙동강을 유유히 흐르는 배를 전시장에 재현해 낙동강의 산수를 벗 삼아 풍류를 즐기며 사람의 도리를 지키고자 항상 새로운 길을 떠났던 상산선비들의 여행의 의미를 만나 볼 수 있게 했다.
황천모 상주시장은 “한국국학진흥원과 전통문화박물관 협의체가 함께하는 이번 특별전은 상호 협업을 통해 우수한 지역 문화를 발굴 · 소개하고, 전시로 풀어내어 지역 발전의 활로를 찾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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