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중국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중앙은 지난달 22일 '농촌 진흥 건공(建功)행동 전개에 관한 의견'을 발표해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사회주의 사상'이 청년들 머리와 마음 속에 스며들어 행동으로 발현되도록 해야 한다며 농업을 이해하고 농촌·농민을 사랑하는 청년공작대오를 배양할 것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오는 2022년까지 3년간 모두 여섯가지 중점사업이 전개된다. 여기엔 문화·과학기술·위생보건 등 세 가지 방면에서 농촌 진흥을 지원하기 위해 여름방학 때 대학생 1000만명을 농촌에 파견하기로 하는 사업이 포함됐다. 이른바 '삼하향(三下鄕)'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대학생들은 ▲농촌 지역에 시진핑 사상과 중국공산당 19차 당대회 정신 보급 ▲과학기술·금융·환경보호 지식 전수 ▲예술창작·공연·독서문화 보급 ▲ 유행병 예방, 기본위생·건강지식 보급 등의 역할을 한다. 특히 현지 농촌 주민들과 함께 '스킨십'을 통한 상호교류와 소통을 강조했다.
최근 경기 둔화 속 농촌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한편, 경기 둔화에 따른 고용난 속에 대학생들의 귀향 창업을 지원함으로써 취업난을 해소함과 동시에 공산당 기층조직을 강화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딩쉐량(丁學良) 홍콩과기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명보를 통해 "사실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지난 2012년부터 대학생들이 농촌 간부를 맡는 걸 장려해왔다"며 이는 공산당 기층조직을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전했다. 농촌 지역 부호들이 현지 자원을 독점하고 심지어 범죄조직과 결탁하는 등 공산당 통제 범위 밖에 놓여 공산당 기층조직이 농촌 현지에서 제 역할을 못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
또 그는 "금융위기 발발 후 국유기업이나 대기업 채용 규모가 줄어서 3년간 농촌간부 경험을 쌓으면 대학생들이 공무원 시험이나 공산당 가입, 간부 선발에서 우대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최근 젊은 청년들이 떠난 농촌 지역이 쇠락하는 가운데 청년들을 농촌으로 보내 긍정적 에너지를 주입하기 위함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신 농촌 하방(下放)운동을 전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1968년 12월 중국 문화대혁명이 한창일 당시 지도자 마오쩌둥이 지식청년들이 농촌에 내려가 직접 빈곤한 농촌지역을 체험하는 재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지시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상산하향(上山下鄕)으로도 불린다.
당시 지시에 따라 2000만명 달하는 지식청년들이 농촌 지역으로 하방됐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도 1969~1975년 산시(陝西)성 옌촨(延川)현 량자허(梁家河)촌에서, 리커창(李克江) 총리는 1974∼1976년 안후이(安徽)성 펑양(鳳陽)현에서 하방생활을 한 경험이 있다. 지식청년의 대규모 농촌 하방운동은 문화대혁명이 끝나고 덩샤오핑이 정권을 잡은 1978년에야 비로소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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