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정규직 늘리겠다는 정부...현장에선 ‘임금 삭감’ 부작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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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등용 기자
입력 2019-05-01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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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생태원 노조 "정규직 전환 후 임금 6~7% 삭감"

  • 고용부, 산하기관 실태 파악조차 못해

정부가 공공부문 정규직 비율을 늘리겠다며 지난 2017년 발표한 가이드라인이 시행 2년 만에 곳곳에서 부작용이 감지되고 있다. 중앙정부, 공공기관, 지자체 등은 정규직 채용 가이드라인을 중심으로 비정규직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했다.

그러나 정규직 전환 후 임금 삭감 등 부작용이 발생하며 가이드라인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산하기관 직원들 사이에선 정규직 전환도 중요하지만 가이드라인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반응이다.

1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 노조는 정규직 전환 이후 삭감된 임금과 근로 환경 개선을 촉구하며 지난달 2일부터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국립생태원 노조는 그동안 비정규직으로 일했던 시설관리, 청소, 안내, 경비, 교육 강사 등 용역 근로자들이 지난해 7월 1일 정부 정책에 따라 직접 고용으로 전환됐지만 임금은 삭감됐고 근로조건은 악화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정부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있는 노동자들 처우 개선비 투입도 없었고, 책임만 회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경비 근로자의 경우 용역 당시 근무시간이 212시간이었지만 직접고용으로 전환 후 근무시간이 236시간으로 늘어났고, 미화·안내·경비·시설관리·강사 근로자들의 임금도 평균 6~7% 삭감됐다고 노조 측은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국립생태원 관계자는 “용역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 후 임금 설계 과정에서 기본급이나 연월차 수당, 가족 수당, 복지 포인트 등 항목을 정해진 전체 예산에서 짜 맞추다 보니 일부 직원은 임금이 떨어진 것으로 안다”면서 “정확한 금액이 얼마나 떨어졌는지 확인 작업에 있다. 그게 기초로 돼야 실질적으로 어떤 방향성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공공부문 정규직화를 담당하고 있는 고용노동부에 있다. 일선 근로자들 사이에서 여러 부작용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제대로 된 실태 파악조차 하지 못한 실정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국립생태원 근로자의 임금 삭감에 대해선 정확하게 파악을 못하고 있다”면서 “다른 기관에서도 전혀 문제가 없진 않겠지만 산하기관이 워낙 많다 보니 관련 사안을 모두 파악할 순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가이드라인에서 임금 삭감은 당연히 없었고 예산과 재정 부담 때문에 정규직 전환에 따른 처우 개선은 단계적으로 추진 중”이라며 “국립생태원 노조에서 어떤 부분이 삭감됐다고 주장하는지 세부적인 내용을 봐야 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명확하고 일률적인 기준을 설정하고 지침을 내려 비정규직 근로자의 직접고용 전환을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장인숙 한국노총 정책실장은 “민간위탁 근로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민간위탁 직접고용 전환 심의위원회'를 만들어 합리적인 기준과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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