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30일 발표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잠정치는 전분기 대비 0.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분기에 기록한 0.2% 성장률에 비해 두 배 높아진 것이다.
연율로 환산했을 때에는 1.5% 성장세를 기록, 직전 분기에 기록한 0.9%에서 큰 폭 개선됐다.
실업률 하락, 임금 상승, 소비자 수요 증가가 고루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3월 유로존 실업률은 7.7%까지 낮아지면서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9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CNN은 경기 침체 우려까지 불거졌던 유로존이 미국과 중국에 이어 1분기 기대를 웃도는 성장률을 보이면서 세계 경제가 불황을 피했다는 희망을 부채질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중국은 정부의 재정 및 통화 부양책 덕에 올해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6.4% 성장률을 기록했고, 미국 경제 역시 1분기에 연율 3.2%로 2% 초반을 예상하던 전문가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미국과 중국, 유로존이 전 세계 GDP의 50% 이상을 차지한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세계 경제에 고무적인 신호로 풀이된다.
물론 유로존 경제가 넘어야 할 장애물은 여전히 많다. 영국의 EU 탈퇴가 10월까지 미뤄지면서 불확실성이 장기화되고 있고, 미국과 폭탄관세를 주고 받으면서 통상갈등이 고조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유럽중앙은행(ECB)으로선 신속하게 추가부양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짐을 다소 덜게 됐다는 평가다. 블룸버그통신은 유로존의 1분기 성장률은 기준금리 인상을 내년으로 미루고 올해 9월부터 목표물 장기대출 프로그램(TLTRO)을 도입하기로 한 ECB의 정책을 정당화하는 성적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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