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홍춘욱 이코노미스트는 환율 인상기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해 "대단히 부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그는 "부동산 시장이 지난해 여름까지 좋다가 지난해 가을부터 안 좋아진 이유는 정부 규제뿐 아니라 어려워진 주식 시장, 이에 따른 기업 실적 전망 악화 등 원인"이라며 "이 같은 상황을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는 환율이다. 환율은 나라 경제의 신호등과 같다. 올라가면 '이 나라에 문제가 있구나'라고 여겨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대체로 환율 급등기 부동산 시장은 좋지 않은 편"이라며 "지난 2015~2016년 부동산 시장은 전국적으로 좋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현재는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환율이 급등세다. 지난달 3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90.9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한 달 전보다 22.7원 상승했다. 지난달 22일에는 장중 한때 1196.5원까지 치솟아 연고점을 경신하기도 했다.
부동산시장 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 국내 투자자들은 매수시기를 가급적 늦추는 게 낫다는 조언이 따른다.
홍 이코노미스트는 "환율이 불안한 상황에서 공격적인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며 "가격이 조정을 받으면 매수해도 괜찮지만, 지난 2~3월을 기점으로 부동산시장이 다시 올라오고 있지 않으냐. 급매는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고 매도자들은 조급하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환율이 계속 올라 1200원까지 간다고 하면 부동산시장은 더 위축될 것"이라며 "지금은 지표의 개선이나 정부 정책을 기다리는 게 현명한 선택"이라고 조언했다.
정부가 5월초 3기 신도시 공급대책 등을 내놨음에도 매도자가 조급해지지 않는 이유에 대해 그는 "신도시야 준공되려면 5년 이상 걸릴 테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 개선은 요원해 보인다. 2015년 완공된다던 월드컵대교도 2022년이나 돼야 준공될 것 같다고 하지 않나"라며 "정부가 시장의 신뢰를 잃어버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화폐개혁'(Redenomination·리디노미네이션) 등 이슈가 있어 부동산 등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화폐개혁은 한 나라에서 통용되는 모든 화폐에 대한 실질가치는 그대로 두되 액면을 동일한 비율의 낮은 숫자로 변경하거나 새 통화단위로 바꾸는 조치를 일컫는다.
화폐개혁은 지난 3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리디노미네이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발언하며 관심을 모았다. 이후 '부동산 폭등설' 등 논란이 확산하자 이 총재는 "한은은 (화폐개혁을) 검토하지도 추진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은 "해외 투자자들은 환율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그보단 '화폐개혁' 등에 따른 불안감에 더 많이 좌우된다고 본다"며 "달러나 부동산 등 실물자산에 대한 투자가 늘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시장이 좋지 않긴 하지만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부동산시장이 안 좋다가도 언젠간 반등할 거란 믿음이 굳건하다"며 "그동안의 학습에 따른 것"이라고 단언했다.
국내 투자자들은 조심스러운 액션을 취하는 편이 낫지만, 해외·교포 투자자들은 이때를 기회 삼아 과감한 베팅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환율은 사실 국내보다 해외 투자자들과 더 깊은 관련이 있다"며 "원화가치가 떨어지니 해외 투자자 입장에선 적은 달러로 한국 부동산을 매입할 수 있다. 강남이나 용산 등지에서 수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홍 이코노미스트는 "해외 투자자라고 해도 부동산은 쉽게 건드리기 힘들다"며 "외국인들이 오피스 위주로 투자하는 덴 다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나라마다 세금 규제, 전매 규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이 제각각"이라며 "투자를 도와줄 만한 네트워크가 확실하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직접 투자보단 리츠 등 간접 투자에 손대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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