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 도널드 트럼프 미합중국 대통령이 친서를 보내왔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통신 등은 "최고 영도자 동지께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읽어보시고 훌륭한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하시면서 만족을 표시하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 능력과 남다른 용기에 사의를 표한다"면서 "흥미로운 내용을 심중히(깊고 중요하게) 생각해 볼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매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를 보내온 시점과 친서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이번 친서는 김 위원장이 보낸 친서의 답신 성격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김 위원장이 친서를 보냈다는 사실을 잇따라 최근 공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시사주간지 타임과 지난 17일(현지시간) 인터뷰를 하면서 김 위원장의 친서를 꺼내 "생일축하 편지"라며 "어제 전달받았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친서를 보여주려고 한다. 김정은이 쓴 것이다. 인편으로 어제 내게 전달됐다"고 말했다.
지난 11일에도 그는 취재진과 문답을 하다가 "어제 김 위원장에게서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김 위원장의 두 친서가 같은 것인지 아니면 별개의 것인지는 불분명한 상태다. 만약 두 편지가 다를 경우, 김 위원장이 지난 10일과 16일 연달아 편지를 보내 트럼프 대통령과 친서 외교를 벌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미 협상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 이후 교착된 상태지만, 양국 정상의 친서 교환을 통해 협상 재개의 돌파구가 마련될지에 눈길이 쏠린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 외교는 지난 1월, 2차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당시 통일전선부장이던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한 이후 중단된 상태다.
이후 북·미 정상은 연설이나 기자회견 등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장외에서 대미·대북 메시지를 발신해왔다.
한편 청와대는 북·미의 친서 외교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정부는 북·미 정상 간 진행되는 친서 교환이 북·미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간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우리 정부는 한·미 간 소통을 통해 인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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