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대형마트 3사 가운데 최초로 무기계약직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이로써 홈플러스의 모든 직원이 점장으로 승진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롯데마트와 이마트 등이 일정 기간 근무하거나 평가를 통과한 직원을 대상으로 정규직 전환을 단행하는 것과 비교하면 통 큰 결정을 한 셈이다.
홈플러스는 노사합의에 따라 1일부터 무기계약직 사원 1만4283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홈플러스 전체 임직원의 62%에 달하는 인원이다.
이번 결정으로 홈플러스와 홈플러스스토어즈, 홈플러스홀딩스 등 홈플러스 전체 임직원의 99%(2만2900명)가 정규직이 됐다. 비정규직(단기계약직) 근로자는 1%(228명)다.
이날 정규직이 된 직원 중 최장 근속 직원은 1997년 7월 21일 입사해 대구점에서 22년째 근무 중인 직원 3명이다. 이들은 입사한 지 8016일 만에 정규직이 됐다. 킨텍스점에서 1년 1개월간 근무한 만 19세 직원은 최연소 정규직 전환 대상자로 이날 첫 출근을 했다.
정규직으로 전환된 직원들은 ‘선임’으로 발령받았다. 기존 정규직의 직급체계와 승진 프로세스를 동일하게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한 조치다. 선임으로 5년간 근무하면 주임으로 승진한다. 4년 뒤에는 대리로, 그 이후에는 근무평가와 근속연수 등에 따라 과장, 차장, 부장 등으로 승진할 수 있다.
홈플러스는 이번에 전환된 직원을 대상으로 경력개발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 관리자 또는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12일까지 2주간 정규직 전환 직원들을 대상으로 각종 제도 변경내용과 직무 등에 대한 교육을 총 1175차 수에 걸쳐 진행한다.
홈플러스 측은 이번 전환을 계기로 직원 평균 근속기간이 증가해 안정적인 점포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홈플러스 임직원의 평균 근속 기간은 지난해 기준 7~9년 수준(남성 111개월, 여성 86개월)이다.
또한 회사 측은 관리자급의 성비가 균형을 이룰 것으로 기대했다. 홈플러스 전체 직원 중 상당수가 여성(72.5%)인 만큼 이번 정규직 전환으로 인원이나 구성비 면에서의 여성 관리자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홈플러스에서 관리자 직책으로 승진한 여성 직원은 총 11명에 그쳤지만, 올해는 74명의 여성 직원이 관리자로 승진했다. 이는 전년 대비 573% 증가한 수치이며, 전체 관리자 승진자의 25.3%에 달하는 비중이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은 “이 변화는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1만4283명뿐만 아니라 함께 축하해주는 홈플러스 가족 모두에게 뜻깊은 일”이라며 “홈플러스의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일임과 동시에 회사의 미래를 견고하게 하는 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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