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업계 관계자 A씨는 "지금 같은 시기에는 가구수가 1000가구를 넘어가면 (분양하기)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며 "이런 경우 분할(나눠서 분양)하거나 (시기를) 조정하는 방식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은 서울 등 입지가 뛰어난 경우 이 같은 리스크를 우려할 필요가 크지 않다고 말한다. 재개발이나 재건축 등 정비사업장의 경우 전체 가구수는 많더라도 일반분양 물량이 많지 않은 만큼 분양시기 조정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미분양은 경기, 인천 등 서울 외 수도권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2741가구다. 4월 대비 1.1%(700가구) 늘어난 규모다. 특히 수도권(1만218가구)은 미분양 주택이 1개월 새 8.2%(773가구) 증가했다. 서울은 292가구에서 178가구로 39% 줄었다.
올 상반기 유일하게 일반분양 물량이 1000가구를 넘었던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청량리역한양수자인192'의 경우 핵심 입지라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일반분양 물량 1120가구 가운데 399가구가 미계약됐다. 고분양가 대출 규제 등으로 여신이 힘들어진 상황에 일반분양 물량이 워낙 많았던 탓이다. 이 같은 상황을 일찍이 예측한 사업주체가 서울지역 최초로 '사전 무순위 청약'을 택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단지를 분양해야 하는 사업주체의 경우 블록별로 분양시기를 조정하거나, 사업 시작 전 컨소시엄을 꾸리는 경우도 늘어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 A씨는 "미분양이나 금융부담을 경감할 목적으로 컨소시엄을 꾸리는 경우가 요즘 특히 많이 보인다"며 "토지분양 입찰 같은 경우에도 단독으로 하기보다 공동으로 하는 경우가 많더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 B씨는 "땅이 블록별로 나뉘어 있는 경우 일부 블록은 상반기에, 나머지는 하반기에 분양하는 식으로 분양시기를 조율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어 "단지 규모가 수천가구 된다든지 금융조달 부담이 큰 경우 여러 회사가 힘을 합쳐 리스크를 분배하는 경우가 많다. 사업성이나 지역시장이 좋지 않은 경우에도 그렇다"고 덧붙였다.
대출이 힘들어진 수요자들이 대형보다는 중소형 아파트를 선호하는 경우가 늘면서, 건설사들이 택지분양 참여 시 중소형 택지를 선호하는 경향도 감지된다. 단지규모뿐 아니라 가구평형에 있어서도 큰 것보다 작은 것을 우선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 C씨는 "지역에 따라 수요자들 선호도가 대형으로 쏠리는지 중소형으로 쏠리는지 차이는 있다"면서도 "(건설사들이) 전용면적 85㎡ 이하 평형을 지을 수 있는 택지를 선호하는 경향은 있다. 초과 택지들의 미분양이 계속 나오니 업체 측에서도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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