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오토론 잔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5조759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8561억원)보다 49.4% 늘었다. 2년 전(1조7629억원)과 비교하면 3배 이상 급증한 수준이다. 이들 은행의 오토론 잔액은 연내 6조원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와 캐피털사 등 여신금융사의 자동차할부금융 잔액 증가율이 10% 초·중반대인 점을 감안하면, 은행권의 오토론 증가 속도는 가파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여신금융사의 자동차할부금융 잔액은 2016년 말 23조2844억원, 2017년 말 27조267억원, 지난해 말 30조4677억원이다.
오토론은 자동차 구입을 위해 차를 담보로 은행에서 받는 대출 상품이다. 고객과 캐피털사, 자동차업체가 3자 계약을 맺고 고객이 자동차 값을 할부로 지불하는 형태인 자동차할금융보다 금리가 낮고 상환기간이 길다. 은행들은 이 같은 강점을 앞세워 고객을 끌어모았다. 특히 고신용 고객을 중심으로 오토론 이용이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자동차금융 시장이 커지자 카드사들도 자동차 금융 플랫폼을 출시하며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반면 자동차금융의 강자였던 캐피털업계는 은행과 카드사의 진출로 위협받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내부 시장 거래를 통해 영업을 하는 현대캐피탈을 제외하고 KB캐피탈·롯데캐피탈 등 캐피탈사들은 자동차금융 실적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B캐피탈의 올 1분기 자동차 금융 실적(재고금융 제외)은 9487억원으로, 2017년 1분기(1조978억원)에 비해 1491억원 줄었다.
롯데캐피탈의 올 1분기 할부금융자산(자동차·가전제품 포함)은 559억6323만원으로, 전년 동기(726억5194만원)에 비해 166억 가량 줄었다. 지난해 할부금융자산은 591억3374만원으로, 2017년(917억9644만원)보다 35.58% 줄었다.
캐피털사들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에 나선 상태다. KB캐피탈은 최근 스톡론(주식매입 자금대출) 영업을 다시 시작했다.
캐피탈사 관계자는 “자동차 거래량 증가의 영향으로 은행, 카드사 등 모든 금융권이 자동차 금융을 둘러싸고 경쟁하고 있다”며 “캐피탈사들은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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