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진상조사팀은 고유정 사건 수사책임자였던 제주동부경찰서 박기남 전 서장(현 제주지방경찰청 정보화장비담당관)과 김동철 형사과장, 김성률 여성청소년과장에 대한 감찰 조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
경찰은 현장 점검 결과 수사팀이 고유정 전 남편 실종신고를 받은 후 초동 조치 과정에서 범행 장소인 펜션 현장 확인과 주변 수색이 지연된 것이 사실로 드러나고, 압수수색 때 수면유도제인 ’졸피뎀’ 관련 자료를 발견하지 못한 것 등이 확인됨에 따라 이런 결정을 내렸다.
고유정 수사는 실종수사 초동조치와 범행현장 보존 미흡, 압수수색 당시 범행에 쓰인 수면유도제 ‘졸피뎀’ 미확보 문제 등을 두고 부실수사 논란이 일었다.

언론에 노출된 고유정 체포 영상. [연합뉴스]
진상조사팀 관계자는 “실종 수사는 수색이 중심이지만 범죄 개연성도 염두에 두고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는 순서를 정해야 한다”며 “우선 순위 판단에 아쉬운 점이 있어서 감찰 조사를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수사팀은 고유정 전 남편 강모씨(36) 실종신고가 이뤄진 지난 5월 27일 사건 현장을 찾았지만 인근에 있던 CCTV 위치만을 확인하고 내용은 살펴보지 않았다. 신고 3일째인 같은 달 29일에서야 강씨 남동생 요청으로 해당 CCTV 내용을 보고 여기에서 고유정의 수상한 거동을 확인, 시신유기를 막을 수 있는 시기를 놓쳤다는 비판을 받았다.
진상조사팀은 당시 수사팀이 ‘전 남편이 성폭행하려 했다’는 고유정 거짓 진술에 속아 시간을 허비했다고도 봤다. 진상조사팀 관계자는 “최종목격자인 고유정이 하는 거짓말에 휘둘렸다”면서 “사실 판단을 신중하게 하고, 더 일찍 거짓말을 알아차렸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졸피뎀과 관련해서는 “압수수색 당시 졸피뎀 존재 자체를 인식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면서 “당시 좀 더 깊이 있는 고민과 수사 지휘가 필요하지 않았나 한다”고 밝혔다.
고유정을 검거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언론에 유출된 경위도 감찰 조사하기로 했다. 체포 영상은 박 전 서장이 동부서장으로 있던 시절에 1번, 제주청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2번 등 모두 세 차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고유정 수사팀은 현장에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호소하고, 박 전 서장은 자신의 불찰이라며 책임을 감수하겠다는 입장을 진상조사팀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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