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박 시장은 청계천 복원 사업을 두고 ‘마스터플랜이라도 제대로 만들어서 우리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청계천을 물려줘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광화문 광장은 마스터플랜이 없다.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작업은 청계천 복원 과정에서 보여준 한계점을 극복해야 한다. 그런데 형식적인 거버넌스, 소통부재, 미리 결정한 준공시기 등 청계천처럼 하겠다고 하니 당황스럽다.”
29일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졸속추진 중단을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는 서울시청 앞에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의 졸속 착공절차 중단을 요구합니다’는 주제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졸속추진 중단을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는 서울시민재정네트워크, 서울시민연대, 문화연대 등 10개 시민단체로 구성된다.
김은희 걷고싶은도시만들기시민연대 센터장은 “서울시가 광화문포럼 등 거버넌스 논의를 풍부하게 했다고 하지만 중요한 것은 횟수가 아니라 실제 결정권을 누가 행사했고 그 과정에서 충분한 설명이 있었는가”가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소통에 대한 지적은 계속됐다. 박수정 행정개혁시민연합 사무총장은 “형식적인 시민참여가 아니라 정말 시민들이 계획 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라고 하면서 “서울시 뿐만 아니라 광화문광장에 이해관계가 있는 문화체육관광부,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등 중앙부처 역시 광장 재구조화 논의에 나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월대 복원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월대의 복원이 누구를 위한 복원인가”라고 물으면서 “조선시대로 한정된 문화재를 맥락도 없이 복원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21세기 현재에 권력자를 몰아낸 광화문광장에 경복궁의 월대를 다시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시민적 합의”를 주문했다.
한편,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은 서울시와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 간 갈등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행안부는 재구조화 사업과 관련해 서울시와의 협의에 진척이 없을뿐더러 2021년으로 못 박은 일정을 늦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서울시는 행안부의 요구 사항을 거의 100% 수용했고 일정 또한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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