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광화문역 앞에 마련된 '탈북 모자' 추모 분향소에 관계자들이 조문객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저작권자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정부가 탈북 모자 사망사건을 계기로 탈북민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통일부는 2일 23개 유관기관 및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하는 북한이탈주민대책협의회 전체 회의를 열고 탈북민 위기가구 발굴 지원 및 복지 사각지대 최소화를 위한 탈북민 생활안정 종합 대책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우선 정부는 탈북민 취약세대 전수조사를 실시한다. 고령 노인층, 장애인, 한부모 가정, 기초생활수급을 신청했다 탈락한 가구 등 취약세대 전수조사를 통해 경제적 곤란·질병·고립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탈북민을 적극적으로 찾아낼 방침이다.
아울러 '북한이탈주민 종합관리시스템'과 '사회보장정보시스템' 연계를 통해 탈북민 위기 의심자를 적극 발굴해 복지·교육·취업 등 필요한 서비스를 연계하고 사후 관리한다.
탈북민에 대한 기초생활보장제도 특례도 확대된다. 통상 탈북민의 경우 하나원에서 퇴소할 때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신청하는데, 근로능력과 관계없이 혜택 기간을 3년서 5년으로 늘렸다.
통일부 산하 탈북민 지원기관인 남북하나재단은 '찾아가는 상담 서비스'를 시행하고, '탈북민 콜센터' 가동 시간을 연장하는 등 상담운영을 강화할 방침이다.
북한이탈주민법상 거주지 보호기간인 5년을 연장할 수 있도록 세부 기준과 절차도 마련할 계획이다. 초기 정착기간에 집중된 탈북민 정착지원 시스템도 일부 개선한다.
기존 하나원 교육을 마친 탈북민은 5년간의 거주지 보호 기간 동안 국내에 정착하기 위한 제도적 과정을 지원받는데, 이 기간이 지나면 탈북민을 위한 관리망에서는 상당 부분 벗어나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최근 사망한 탈북민 모자의 경우에도 초기 정착과정은 비교적 순조로웠지만 이후 상황이 악화돼 제대로 된 사회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민을 둘러싼 사회적 네트워크도 강화한다. 통일부는 "탈북민의 고립을 예방할 수 있도록 생활안정을 지원하는 탈북민 단체를 지원·육성하겠다"며 "탈북민 공동체를 통해 위기 의심자가 조기에 발굴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전체회의는 서호 통일부 차관 주재로 보건복지부, 경찰청, 청와대, 국무조정실, 국가정보원, 서울시, 경기도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뤄졌다.
서 차관은 최근 서울 관악구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탈북민 모자에 대해 애도를 표한 뒤 "이번 사건은 여러 복합적인 문제로 인해 발생했다"며 "어느 누구를 탓하기보다 우리 스스로 한번 돌이켜 봐야 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문제의 원인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는다'는 뜻의 사자성어인 반구저기(反求諸己)를 언급하며 "공직자 모두가 책임의식을 가지고 탈북민 지원문제, 복지 사각지대 해소 문제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면서 "두 번 다시 이런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계부처와 함께 지혜를 모으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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