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100 - 분양광고

캐리 람, 송환법 철회·강경진압 조사 발표…사태 진화는 미지수(종합)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최예지 기자
입력 2019-09-04 19:51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송환법 중단 발표 80일만 완전폐기 선언

  • 진압과정 조사 '감경회'에 외부인사 참여

  • 5대 요구안 중 1개 수용, 독립 조사 거부

  • 시위 지속될 듯, 무력개입 명분쌓기 우려

캐리 람 장관이 4일 긴급 브리핑을 통해 송환법의 공식 철회를 발표하고 있다.[사진=홍콩 명보 ]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이 홍콩 내 대규모 반중 시위를 촉발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을 공식 철회했다.

또 외부 인사를 참여시켜 경찰의 강경 진압 여부에 대한 진상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다만 행정장관 직선제 도입이나 체포된 시위대 석방 등의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아 사태 진화에 성공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4일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람 장관은 이날 오후 홍콩 인민대표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 홍콩의 국회 격인 입법회 내 송환법 찬성 의원 등과 만난 뒤 긴급 브리핑을 통해 송환법 철회를 발표했다.

지난 6월 15일 송환법 무기한 연기 의사를 밝힌 뒤 80일 만에 완전 폐기를 선언한 것이다.

이와 함께 람 장관은 경찰의 공권력 사용에 대한 감찰 업무를 담당하는 감경회(監警會·IPCC)에 해외 전문가와 홍콩 내 외부 인사를 포함시켜 시위 진압 과정에 대한 진상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람 장관은 "감경회가 제출하는 보고서와 건의 내용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홍콩 시민과의 소통 강화도 공언했다. 람 장관은 "이달부터 시민과의 대화 자리를 만들겠다"며 "시민들은 이 자리를 통해 불만을 표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사회 지도층 인사와 전문가, 학자를 초청해 홍콩의 사회적 문제에 대해 연구·분석한 이후 정부에 건의서를 제출토록 했다.

이번 조치로 대규모 반중 시위를 촉발한 근본적인 원인은 제거됐다. 중국 중앙정부 차원에서 이 정도 수준의 양보는 수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위대가 요구해 온 △송환법 공식 철회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 5가지 요구 사항 중 겨우 한 가지만 받아들인 셈이라 시위가 잦아들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람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경찰의 법 집행 행위에 대한 조사는 기존 제도 내에서 처리돼야 한다"며 독립적인 조사위원회 설립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지난 6월 초부터 시작된 시위로 이미 1140명이 체포됐지만, 이들에 대한 석방도 거부했다.

특히 시위대의 요구 사항 중 핵심으로 꼽히는 행정장관 직선제에 대한 언급도 일절 없었다.

결국 송환법 철회는 국면 전환용에 불과할 뿐 홍콩 시민들의 불만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 때문에 동맹 휴학과 총파업을 비롯해 산발적인 시위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홍콩 정부가 계엄령과 유사한 '긴급법'을 발동하거나, 중국이 무력 개입에 나설 명분을 쌓기 위해 송환법 철회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람 장관의 브리핑 전 홍콩 최대 항공사인 캐세이퍼시픽의 존 슬로사 회장이 사임했다.

캐세이퍼시픽은 이날 주주총회에서 11월 6일부로 슬로사 회장이 사임하고 캐세이퍼시픽의 최대 주주인 스와이어 퍼시픽 임원을 지낸 패트릭 힐리가 회장직을 승계한다고 전했다.

홍콩 시위 사태가 격화하면서 부담을 느낀 캐세이퍼시픽이 지도부 물갈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캐세이퍼시픽 직원 2000여명이 송환법 반대 시위에 동참하면서 수백편의 항공기 운항이 취소된 바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아주NM&C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