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연합팀의 베테랑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이 극적인 버디 한 방으로 미국의 콧대를 꺾었다. 유럽은 미국과의 여자골프 대항전인 솔하임컵에서 6년 만에 패권을 가져왔다.
유럽은 16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퍼스셔의 글렌이글스 호텔 골프장 PGA 센터너리 코스(파72)에서 열린 솔하임컵에서 최종 스코어 14.5-13.5로 미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유럽은 격년제로 열리는 이 대회에서 2013년 이후 6년 만에 정상에 오르며 미국의 3연패를 막았다. 유럽은 이 대회 우승으로 미국과 상대 전적에서도 6승 10패로 따라붙었다.
1990년 창설된 솔하임컵은 미국과 유럽에서 번갈아 열리며 각각 12명씩 출전해 사흘간 승부를 겨룬다. 대회 첫 날과 둘째 날에는 두 선수가 짝을 이뤄 매치플레이를 펼치는 포섬과 포볼 경기, 마지막 셋째 날에는 12명이 1대1로 맞붙는 싱글 매치플레이 방식으로 진행된다. 각 매치마다 이기면 1점, 비기면 0.5점의 승점을 매겨 최종 합산 스코어로 우승 팀을 가린다.
올해 대회는 극적인 명승부가 펼쳐졌다. 둘째 날까지 유럽과 미국은 8-8로 팽팽히 맞서며 마지막 날 싱글 매치플레이 결과로 우승 향방이 결정되는 상황이었다. 대회 최종일도 대접전이 펼쳐졌다. 페테르센과 마리나 알렉스(미국)가 마지막 18번 홀(파5)을 남기고 13.5-13.5로 동점을 이뤄 둘의 맞대결에 우승이 달려 있었다.
18번 홀에서도 페테르센과 알렉스는 나란히 세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려 버디 퍼트를 남겨뒀다. 알렉스가 약 3m 버디 퍼트를 시도했으나 홀컵을 빗나갔다. 약 2m를 남긴 페테르센의 버디 퍼트에 우승 여부가 결정돼 이목이 집중됐다. 페테르센은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고, 그 순간 그린 주변에 모여 있던 유럽 선수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페테르센은 이번 대회가 은퇴 경기였다. 지난해 첫 아이를 낳은 뒤 부상을 겪으며 부진을 겪었다. 2017년 11월 이후 2개 대회에만 출전해 모두 컷 탈락했다. 하지만 유럽 단장을 맡은 카트리나 매튜(스코틀랜드)가 와일드카드로 페테르센을 선택해 이번 대회 유럽 대표로 합류했다. 이 대회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매튜는 자신의 마지막 경기에서 드라마 같은 우승을 이끌며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페테르센은 “나의 퍼트가 결승 퍼트가 될 줄은 몰랐다”면서 “완벽한 마무리다. 나의 프로 선수 인생을 이보다 더 좋게 끝낼 수는 없을 것이다. 4개월 전 매튜 단장을 만나기 전에는 내가 여기에 있을 줄 상상도 못했는데, 정말 특별한 마지막 순간을 만들었다”고 감격했다.
이날 싱글 매치플레이에서는 미국의 ‘자매 골퍼’ 제시카-넬리 코다가 각각 카롤리네 마손(독일)과 카롤린 헤드발(스웨덴)을 꺾으며 에이스 역할을 해냈으나 재미교포 다니엘 강과 애니 박이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 셀린 부티에(프랑스)에게 각각 패했다. 또 미국의 간판 렉시 톰슨도 신예 조지아 홀(잉글랜드)에게 져 자존심을 구겼다.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는 모건 프레셀(미국)을 이겼고, 찰리 헐(잉글랜드)은 메건 캉(미국)과 비겼다. 아사하라 무뇨스(스페인), 아너 판 담(네덜란드), 조디 이워트 새도프(잉글랜드)는 각각 에인절 인, 리젯 살라스, 브리트니 올터마레이(이상 미국)를 제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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