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환자가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선 뇌졸중센터 인증사업을 통해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안전망 구축으로 뇌졸중 발생 후 3시간 만에 치료 방법을 결정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는 것이다.
대한뇌졸중학회는 2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학회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인증제도인 뇌졸중센터 인증사업을 소개하고 향후 발전 방향을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나정호 대한뇌졸중학회 이사장을 비롯해 차재관 동아대병원 신경과 교수, 홍지만 아주대병원 신경과 교수가 참여했다.
학회는 지난해 9월부터 신청 병원을 대상으로 뇌졸중 집중치료시설, 장비, 당직인력, 교육 등을 심사해 ‘뇌졸중센터’를 인증하고 있다. 서류제출, 심사일정 조정, 서류평가, 현장심사, 판정 등의 과정을 거친다. 지난 1년간 62개의 병원이 신청했으며 이중 46개 병원이 인증 완료를, 12개 병원은 조건부인증을 받았다.
나정호 대한뇌졸중학회 이사장은 “통상 뇌졸중 치료의 골든타임은 6시간으로 보고 있다. 인증사업의 목표는 뇌졸중 안전망을 구축해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학회에 따르면 뇌졸중센터 인증제도로 어느 병원이 뇌졸중 치료가 가능한지를 알 수 있다.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하는 시간을 단축하는 역할을 한단 의미다.
차재관 동아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우리나라 인증병원들을 보면 CT(전산화단층촬영)와 MRI(자기공명영상)를 찍는데 40분밖에 안 걸린다. 병원 내 대응은 전 세계적으로 빠른 편이다. 하지만 병원까지 도착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사망률이 높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인증된 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하는 시스템이 구축되면, 환자가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은 후 치료 방향을 결정하기까지 최대 3시간이 걸린다. 골든타임 안에 적절한 검사와 치료를 제공해 뇌졸중으로 인한 장애를 최소화할 수 있다.
실제 유럽뇌졸중기구는 급성뇌졸중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뇌졸중센터로 신속히 이동하는 것만으로도 뇌졸중 치료 효과 극대화시킬 수 있고, 사망률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보고했다.
학회는 인증을 받기 위해서 우선적으로 뇌졸중 집중치료실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뇌졸중 환자의 30%는 처음 병원에 왔을 때보다 상태가 나빠지는데 이런 환자들을 초기에 관리하기 위해서다.
치료실 운영 시스템도 인증의 중요한 기준으로 꼽았다. 인증을 신청한 병원은 24시간 진료가 가능한 당직 의사 및 간호사를 확보해야 한다. 또한 훈련된 간호사가 환자의 상태를 빠르게 파악한 후 보고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여기에 뇌졸중에 대한 교육을 주기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나 이사장은 “인증유효 기간은 3년인데 재인증 때는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예정이다. 해당 병원이 환사의 사망률을 낮추고 교육을 얼마나 빈번하게 진행했는지, 지역 환자들이 뇌졸중으로 치료가 필요할 때 병원에 올 수 있도록 어떤 노력을 했는지 등을 평가할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 협회는 혈전제거술이 가능한 병원을 119구급 대응 때 파악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혈전제거술은 뇌혈관에 생긴 혈전(피떡)을 제거하는 치료 방법이지만 시술할 수 있는 병원은 제한적이다.
나 이사장은 “그동안은 전국 어디에서 뇌졸중 환자가 발생해도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면, 앞으론 혈전제거술이 가능한 병원과 아닌 병원을 구분할 수 있도록 안전망을 만들 것이다. 혈관이 일정시간 막히면 뇌가 죽는다. 하지만 혈전제거술이 가능한 병원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학회는 소방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119구급 대원이 환자 이송 중에 혈전제거술이 필요한지를 판단할 수 있도록 교육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학회는 제 3자의 발견 시스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웃손발시선’이라는 슬로건으로 뇌졸중 환자 발견과 사회인식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홍보한다는 방침이다.
슬로건을 제작한 홍지만 아주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뇌졸중 환자는 스스로 케어할 수 없게 되기 때문에 주변의 도움이 필요하다. 제 3자의 발견 시스템이 사회적으로 정착해야 하는 이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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