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C에 따르면 WTO는 이날 에어버스 보조금 분쟁에 관해 최종 판정을 내릴 예정이다. 미국은 EU가 유럽 최대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에 불법 보조금을 지급해 손해를 입었다면서 2004년 WTO에 EU를 제소했다.
로이터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WTO가 미국이 연간 약 75억 달러 규모의 EU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도록 승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WTO 24년 역사상 최대 규모의 보복관세 승인이 된다.
보통 WTO가 보복관세를 물릴 권리를 인정하더라도 양측이 합의에 도달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WTO 판결 즉시 상응하는 보복관세를 물리겠다고 거듭 밝혀왔다.
EU가 미국의 관세에 어떻게 대응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블룸버그는 EU가 에어버스 보복관세에 대응해 연간 4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제품에 관세 반격을 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EU 역시 미국 정부가 에어버스의 경쟁사인 보잉에 불법 보조금을 지급했다며 WTO에 소송을 제기한 상황. WTO는 이에 대해서도 보복관세 승인 판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최종 판결은 내년 상반기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WTO 판결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방위비, 기후변화협상, 이란 핵협상 등을 두고 삐걱거리는 대서양 동맹을 다시 시험대에 세울 전망이다.
미국은 지난해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최우방 EU를 상대로 수입 철강 및 알루미늄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고, EU도 맞불전략으로 미국산 청바지, 땅콩, 오렌지, 오토바이 등 연간 28억 유로 규모 제품에 추가 관세로 맞불을 놨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EU산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에 최고 25%의 관세를 매길 수 있다고 위협해왔다. EU는 자동차 관세폭탄이 터질 땐 미국산 수입품 200억 달러어치에 관세로 맞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과 EU가 별도로 진행하고 있는 무역협상에선 규제 협력에는 어느 정도 진전을 보였지만 관세 문제를 두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국은 자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를 요구하지만 EU는 수용 불가라며 맞서고 있다.
항공기 보조금 전쟁이 미국과 EU가 관세전쟁으로 비화할 조짐에 기욤 포리 에어버스 CEO는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항공기 제조 공급망이 미국과 유럽이 얽히고 섥힌 상황에서 관세전쟁은 결국 양쪽 모두를 패자로 만드는 게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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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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