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관세戰 불씨 지피나...美수입품에 추가관세 '저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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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19-09-26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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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TO, 'EU 에어버스 보조금' 분쟁서 미국 손들어

  • '美·EU 자동차 관세전쟁'으로 확산될 가능성 대두

미국과 유럽연합(EU), 대서양을 사이에 둔 두 거대 경제권의 ‘관세전쟁’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 유럽의 에어버스 항공기 보조금 지급을 문제 삼아 유럽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히자, EU가 '맞대응 전략'으로 미국산 제품에 추가로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EU가 40억 달러(약 4조8020억원) 이상의 미국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세계무역기구(WTO)가 유럽 항공기 제조업체인 에어버스에 대한 EU의 불법 보조금 지원 논란과 관련한 분쟁에서 미국의 손을 들어주기로 내부 결정을 내린 가운데 나온 것이다. WTO는 향후 양측 의견을 수렴한 후 이르면 이달 30일 판결 내용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WTO가 미국의 손을 들어주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만큼 미국과 EU의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WTO의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EU에 수십억 유로 규모의 보복관세를 부과할 명분을 준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올 들어 미국은 EU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물리기 위한 절차를 시작했다. 지난 4월 EU의 에어버스 보조금으로 미국이 피해를 봤다며 210억 달러 규모의 관세 표적을 발표했고, 7월에도 40억 달러 규모의 추가 목록을 밝혔다. 
 

[사진=DPA·연합뉴스]

미국 싱크탱크 외교협회의 에드워드 알든 선임 연구원은 "EU가 이를 강행할 경우 미국과 EU의 관세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 위협을 앞세워 유럽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촉발된 마찰이 주요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이미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해 초 미국은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EU산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했고, EU도 맞불전략으로 미국산 청바지, 땅콩, 오렌지, 오토바이 등에 28억 유로 규모의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특히 미국은 그동안 유예했던 EU산 자동차에 대한 25% 수입 관세를 경고한 상황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수출 미국 자동차에는 10% 관세가 부과되는데, 미국에 수입되는 유럽 차 관세는 2.5%에 불과하다”며 11월부터 유럽산 자동차와 부품에 최대 25%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다만 유럽 주요국 가운데 일부가 보복 관세에 반기를 들고 있어 최종 결정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양측이 관세 전면전을 벌일 경우 실물경기의 하강 흐름이 한층 급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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