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상균 교수 "정부 주도 산업환경이 혁신을 더디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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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환 기자
입력 2019-11-1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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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는 과감한 결정 못 해...민간 주도여야 앞서가는 혁신 가능"

  • "4차산업 공동체 형성 중...같은 고민 나라들과 손잡아야 성공"

  • "에너지 분야 디지털 정도 가장 낮아...한전 등 세계 시장 진출해야"

차상균 서울대 교수(서울대 빅데이터연구원장)가 정부 주도로 이뤄지는 4차산업 환경이 혁신을 더디게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서둘러 민간 주도의 산업환경을 만들고, 정부는 사람에 대한 투자를 더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 상황에선 우리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어려워 다른 나라와 적극적으로 손잡고 협력해야 한다는 제안도 했다.

차상균 교수는 지난 6일 '2019 빛가람 국제 전력기술 엑스포(BIXPO 2019)'가 열린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본지와 만나 "딥마인드가 알파고 이후 직원 수를 100배 늘리는 동안 우리는 무엇을 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딥마인드는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엄청난 투자를 했지만, 우리는 그러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2016년 3월 9~15일 서울에서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세계 최고 바둑 기사인 이세돌 9단의 '인간 대 AI' 대결이 펼쳐졌다. 최종 결과 알파고가 4승 1패로 승리하면서 사람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 이후 국내에서 AI 붐이 크게 일었다. 정부 역시 AI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나섰지만, 3년 반이라는 시간이 지난 현재 우리나라의 AI 산업 수준은 당시와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평가한다.

이와 관련, 차 교수는 정부 주도의 산업 환경이 혁신 속도를 더디게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AI는 규모와 스피드,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과감한 결정에 대한 책임을 묻는 정부 주도로는 불가능하다. 민간 주도의 환경을 만들어야 쫓아가는 혁신이 아닌 앞서가는 혁신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먼저 사람을 키우는 것이 핵심이고, 사람에 투자해야 한다"고 인재 육성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차 교수는 또 미국과 중국이 디지털 패권 경쟁을 펼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들과 제3세력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바깥세상에선 4차산업과 관련해 공동체가 형성되고 있는데, 우리 당국자들은 국내만 보고 있다"면서 "해외에선 반도체 기술력이 우수한 우리나라가 참여하길 바란다. 우리 혼자만의 경쟁은 어려운 것이어서 같은 고민을 하는 나라들과 손잡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특히 "에너지 분야는 디지털화 정도가 가장 낮은 산업 중 하나"라며 "한국전력 등 국내 에너지 기업들이 디지털화를 빠르게 추진해 세계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차상균 서울대 교수[사진=한국전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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