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종헌, '절골입구N1-01_콘크리트 균열과 생채기, 얼룩, 그리고 껌딱지로부터', 2019, 자작나무 합판에 유화, 70x120cm[아르코미술관]
아르코미술관의 중진작가 시리즈는 2000년대 초반부터 동시대 시각예술계 중진세대 작가들을 조명하고, 신작 제작을 위한 창작 환경을 제고하기 위해 추진된 사업이다. 올해는 미술관의 층별 개인전이자 전체 2인전으로 진행한다. 전시에서는 두 작가가 지속해왔던 관심사인 ‘소멸’, ‘흔적’, ‘환경’, ‘생태’를 화두로 한 두 작가의 최근 작업 경향을 일괄하고, 새로운 작업을 소개한다.
1층 제 1전시장에서는 배종헌 작가의 ‘미장제색’을 선보인다. 전시 부제가 ‘어느 반지하 생활자의 산수유람’인 이번 전시에서 자연에 대한 그리움, 서정적 정서의 회복을 위한 실험을 보여준다. 시멘트 칠을 하는 미장이의 ‘미장'을 산의 이름으로 명명하고 시멘트벽에 생긴 흔적과 균열을 비온 뒤 맑게 갠 미장산의 모습으로 재현한 대형 회화작업, 터널 안의 흔적을 자연의 경치로 그려낸 ‘터널산수’와 영상설치 신작을 선보인다.

허구영, '두 조각 - 나는 미술을 통해서 미술을 벗어나고 싶다', 2019, 면천에 락커 스프레이 페인트, 90.9x72.7cm (왼쪽) 허구영, '두 조각 - 파랑, 노랑, 빨강으로부터', 2019, 면천에 드로잉과 아크릴, 스프레이 페인트, 65x53cm (오른쪽)[아르코미술관]
2층 제 2전시장에서는 허구영 작가의 ‘여전히 나에게 뜨거운 이미지 중 하나’를 공개한다. 작가는 매체간의 전이, 전환, 간섭이 발생시키는 감각과 개념의 다층적 관계를 탐색한다. 이전에 선보인 작품들의 재참조 작업들을 비롯해 다른 작가의 작업에 대한 오마주, 변주 작업들을 선보인다, 작가는 하나의 장르적 매체가 아닌 회화, 설치, 영상, 텍스트, 월드로잉 등이 서로에게 관여하는 방식으로 1970년대 이후 한국현대미술 흐름에 나타났던 개념미술의 경향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아르코미술관에서 선보이는 작업은 구작 변형 혹은 신작으로, 주변 환경이나 사물에서 얻은 단상을 시각예술로 재해석하고 환경, 생태라는 동시대 사회적 이슈를 토대로 소멸, 시간성 등을 존재화하기 위한 회화와 영상, 오브제 설치 작업들이 주를 이룬다. 언어와 텍스트, 개념 자체를 시각예술의 주요 요소로 개입시켰던 두 작가의 텍스트 및 아티스트북 신작을 비롯해, 배종헌 작가의 아카이브와 허구영 작가의 아르코미술관 장소 특정 드로잉을 새로 선보였다.
배종헌 작가는 가천대 미술대학 회화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대구에서 작업하며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허구영 작가는 서울대 미대 서양화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목원대 미술학부 서양화전공 조교수로 활동한다.
전시 연계 행사로는 두 작가와 함께하는 작가와의 대화를 비롯해, 전시를 개념적으로 살펴보는 심층 강연, 큐레이터 전시 안내 및 연말 이벤트 등 다양한 부대행사를 진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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