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송인권 부장판사)는 10일 열린 정 교수의 세 번째 공판준비기일에서 "공범, 범행일시, 장소, 방법, 행사 목적 등이 모두 중대하게 변경됐다"며 "동일성 인정이 어려워 공소장 변경을 허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앞서 검찰이 동양대 표창장 위조 혐의로 정 교수를 지난 9월 처음 기소한 당시의 공소장 내용과 지난달 11일 추가 기소된 내용 사이에 현저한 사실관계 차이가 발생한 점에 문제가 있다며 공소장 변경 허가 여부를 별도로 판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재판부는 법정에서 공소장에 대해 다섯가지 문제를 지적했다.
또 첫 공소장에서는 '불상자'와 공모했다고 적었고, 추가 기소할 때는 딸을 공범으로 적시했지만 공범의 역할이 크게 달라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위조 방법에 대해서도 첫 공소장은 "총장 직인을 임의로 날인했다"고만 적었지만, 추가 기소할 때에는 스캔·캡처 등 방식을 사용해 만든 이미지를 붙여넣는 방식을 사용했다는 설명을 추가했다.
재판부는 위조 목적에 대해서도 첫 기소 때에는 '유명 대학 진학 목적'으로, 두 번째 기소 때에는 '서울대에 제출할 목적'으로 달리 파악했다고 말했다. 유명대학 진학을 목적으로 한 것이라면 합격 전에 만든 것으로 봐야 하지만, 2013년 6월 딸이 이미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합격한 이후이기 때문에 같은 목적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죄명과 적용 법조, 표창장의 문안 내용 등이 동일하다고 인정되지만, 공범·일시·장소·방법·목적 등에서 모두 동일성 인정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일부 비슷한 점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아 동일한 사건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검찰이 처음으로 제출했던 공소장에 대해서는 무죄선고 혹은 공소기각 판결이 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렇게 될 경우, 검찰이 조국 전 장관의 인사청문회날 무리하게 공소를 제기하는 등 장관 임명을 저지하기 위해 공소권을 남용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
특히, 수사도 안된 상황에서 증거도 없이 무리한 공소를 제기한 뒤 이를 숨기기 위해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통해 추가기소를 하고 그 과정에서 다른 혐의를 찾아내 기소하는 별건기소를 감행하는 등 위법한 인권침해 수사관행도 함께 지적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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