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도시 사무실이 비어간다…"공실률 10년래 최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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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9-12-1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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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 하방압력에 공급과잉…수도 베이징 1년새 공실률 5%P 이상 올라

  • 스타트업 위기에 '중국판 실리콘밸리' 선전 오피스 공실률 20%대

중국 경기둔화에 공급 과잉 여파로 중국 대도시 오피스 빌딩이 비어가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회사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올 들어 중국 베이징·상하이·선전·광저우 1선도시 프라임급 오피스 시장 공실률이 높아져 약 10년래 최고 수준인 평균 10%까지 치솟았다고 중국 21세기경제보 등 현지 언론이 18일 보도했다. 

공실률이 높아진 건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 부채축소(디레버리징) 등으로 중국 경기 하방 압력이 거세짐에 따라 기업들이 경영난에 빠진 탓이 크다. 빌딩은 계속 새로 지어지는 데, 정작 사무실 수요는 부진한 것. 

실제로 올 들어 수도 베이징 프라임급 오피스 신규물량 공급량이 90만㎡가 넘어 사상 최대치였다. 3분기에만 54만㎡ 신규 물량이 공급됐다. 베이징 공실률이 1선 도시 중 가장 가파르게 상승한 이유다.

글로벌 부동산 개발업체 컬리어스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올해말 베이징 프라임급 오피스 공실률이 15.9%까지 올라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10.6%에서 5.3%포인트 올랐다. 

공실이 늘면서 빌딩주들은 임대료를 내릴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올해 말 기준, 베이징 프라임급 오피스 월 평균 임대료는 ㎡당 383위안(약 8만3700원)으로, 전년 대비 4% 하락했다. 
 

중국 베이징 시내 전경. [사진=AP연합뉴스]


광둥성 선전 오피스 시장도 한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선전은 1선 도시 중 공실률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중국 부동산 임대 정보 사이트 58안쥐커에 따르면 3분기 선전 프라임급 오피스 공실률은 21.2%에 달했다. 전년 말과 비교해 1.8%포인트 올랐다.  

유독 선전시 오피스 공실률이 다른 1선 도시에 비해 높은 건 최근 경기 한파에 스타트업들이 직격탄을 입으면서다.

선전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비롯해 텐센트, DJI 등 하이테크 기업을 탄생시킨 '중국판 실리콘밸리'다. 이곳에 몰려있는 수 많은 창업자들이 최근 경영난 속에 파산하거나, 비용 절감차 사무실 면적을 줄이거나 외곽으로 이전한 것.  중국 시장조사업체 IT쥐쯔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만 중국서 '사망'한 스타트업은 268곳에 달했다.

특히 지난해 중국 정부의 금융 규제 단속 강화로 호황을 누려왔던 P2P(개인간) 대출업체를 비롯한 핀테크 기업들이 줄줄이 도산하면서 빈 사무실이 늘었다. 예를 들면, 선전의 첨단 금융지구로 새롭게 육성되고 있는 첸하이 지역의 공실률은 47%에 달하고 있다. 절반에 가까운 오피스에서 불이 꺼져있는 것. 

전문가들은 당분간 공급 과잉 현상이 이어지며 향후 3년간 중국 대도시 오피스 시장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 부동산 정보회사 나이트프랭크는 내년에만 선전에 120만㎡ 신규 오피스 물량이 유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베이징 등 대도시 오피스 시장이 발전할 여지는 남아 있다. 글로벌 대도시와 비교해 중국 베이징, 상하이 오피스 물량은 여전히 적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컬리어스인터내셔널에 따르면 베이징의 경우, 프라임급 오피스 물량은 미국 맨해튼의 5분의, 프랑스 파리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또 공유오피스 사업이 성장하고 있는 것도 공실률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비싼 임대료에 사무실 하나를 통째로 빌릴 엄두도 내지 못했던 중소기업들도 입주할 기회가 생기면서다.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에 따르면 2019년 1분기말 중국 1선도시 전체 오피스 시장에서 공유오피스 비중은 6% 정도다. 
 

[자료=컬리어스인터내셔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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