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노사 화합 토대로 ‘분위기 반전’ 이끈다
2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최근 노사 관계에 대한 견고한 신뢰를 바탕으로 대주주인 마힌드라그룹으로부터 2300억원대 직접 투자 방안 검토를 이끌어냈다. 마힌드라는 지난 2013년 쌍용차를 인수한 이후, 2013년 800억원, 2019년 500억원 등 두 차례 유상증자를 실시한 바 있다.
이번 투자에는 ‘산업은행이 지원할 경우’라는 단서가 붙는다. 그럼에도 마힌드라가 투자 방식을 유상증자에서 직접 투자로 변경한 건 ‘쌍용차는 투자 가치가 충분한 회사’라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당장 눈앞에 이익을 좇기보단, 회사 생존을 토대로 한 ‘일자리 보장’ 방안을 택한 것이다. 사측은 이번 쇄신안을 통해 연간 약 1000억원의 인건비 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만약 마힌드라의 지원이 본격화 되면, 침체된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는 결정적인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쌍용차는 지난 2007년 이후 2016년을 제외하고 10여년간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이 때문에 신차 개발에 투자할 여력이 없어, 판매가 감소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는 상태다.
쌍용차는 마힌드라 지원을 기반으로 2024년까지 전기차(EV) 4종을 비롯한 신차 15종을 출시하고, 현 13만대 수준인 연간 생산규모를 20만대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마힌드라가 최근 파트너십을 맺은 포드와의 협력 체계 구축도 기대된다. 해외로 수출되는 쌍용차 모델에 포드 엠블럼을 달고 판매하는 식이다. 포드는 1차로 내년 초 쌍용차 2500대를 해외에 판매할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GM, 노사 불협화음에 ‘우울한 연말’
쌍용차와 달리, 르노삼성과 한국GM의 노사관계는 파국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르노삼성 노사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두고 지난 18일부터 사흘 간 집중교섭을 진행했으나 결국 결렬됐다. 노조가 주장한 기본급 인상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아서다. 이에 노조는 21일 오후 7시45분을 기점으로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이어 내주 중 전면파업을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로써 르노삼성은 올해 두 차례나 파업을 겪게 됐다. 사측은 수요가 많은 ‘QM6’의 생산량 확보를 위해 휴일인 21일에도 공장을 가동시키는 등 대비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한국GM은 이번 주부터 창원공장 후반 근무조를 대상으로 임시휴업을 진행한다. 노조가 사측의 한시적 2교대 체제 제안을 거부하면서다. 후반조는 비정규직 인력으로만 구성됐다. 앞서 사측은 창원공장서 생산 중인 다마스·라보·스파크 등의 생산량 감소 추이를 고려해 노조에 근무 형태를 1교대로 전환했다가, 2022년 신형 크로스오버차량 생산 시점에 맞춰 2교대로 되돌릴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정규직 노조는 “비정규직 노조와 갈등이 우려된다”는 이유 등으로 사측 방침을 거부했다. 이외 올해 임금협상도 마무리 짓지 못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노사 관계 개선을 통한 생존권 확보가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르노삼성과 한국GM은 노사 갈등이 격해지며, 올 들어 지속되고 있는 판매량 급감을 타개할 뚜렷한 방향이 보이질 않고 있다”며 “당장의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회사의 생존을 위한 다양한 고민이 반드시 수반돼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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