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애슬론은 수영과 사이클, 마라톤을 합친 종목이다. 최숙현 선수는 고등학생이던 지난 2015년부터 태극마크를 달았을 정도로 될 성 부른 떡잎이었다. 그리고 지난달 26일, 최숙현 선수가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그는 전 소속팀에서의 가혹 행위를 신고한 뒤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진다. 유족은 전 소속팀 경주시청에서 상습 폭행과 괴롭힘, 갑질 등을 당하며 선수로서의 미래가 무너졌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최 선수는 침묵하는 피해자가 아니었다. 그는 항상 피해 녹취록을 모아왔고, 여기에는 그가 겪은 가혹 행위가 적나라하게 담겨 있었다.
"비 오는 날 먼지 나게 맞았다"
체중 조절을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폭언, 폭행, 가혹행위에 시달렸다는 최숙현 선수. 그의 훈련일지 곳곳에는 괴로웠던 지난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가혹행위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경주시청 철인 3종 팀 관계자는 심지어 최 선수에게 트렌스젠더를 닮았다, 남자 많이 만난다는 식으로 비하하는 발언까지 일삼았다고 한다.
하지만 최 선수는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섰다. 올 4월 경주시청 소속 선수 및 관계자로부터 폭행과 폭언을 당했다고 대한체육회 스포츠 인권센터에 신고도 했다. 하지만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경기협회, 경북체육회 등은 그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무력감을 느낀 그는 지난달 26일 새벽, 선수 숙소에서 결국 스스로 짧은 생을 마감해야 했다.
이 의원은 "'그 사람들'은 극단적 선택을 한 선수와 같은 직장운동부에 속한 경주시청 감독과 팀 닥터, 일부 선수들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한체육회 스포츠 인권센터에 폭행·폭언에 대해 신고를 하고 조사를 독촉했으나 하염없이 시간만 끌었다”며 “대한체육회와 대한철인3종경기협회에 진정서를 보내봤지만 아무런 사후조치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연말, 대한체육회는 국민체육진흥기금 약 3799억원 및 체육회 자체 예산 140억원에 대한 예산안을 의결했다. 특히 내년 체육회 정부 기금 예산은 올해 대비 483여억원이 증액된 것으로, 2017년 이기흥 회장 취임 이래 역대 최대 규모였다. 하지만 고통받는 청년 한 명의 목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조직을 만들기엔 턱없이 부족했던 금액이었을까. 2009년부터 스포츠인 권익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폭력 예방교육, 정서지원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왜 이런 사건이 도무지 낯설지 않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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