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동산 공급대책] 그린벨트밖에 답 없나…"서울서만 27만 가구 공급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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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윤지은 기자
입력 2020-07-09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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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 민간분양사업 방식 적용해도 16만1740가구 공급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한 비판과 맞물려 다주택 혹은 고가의 주택을 소유한 일부 고위공직자와 정치인들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8일 오후 강남구 대모산 정상에서 바라본 대치동 일대에 '똘똘한 한 채'로 불리는 아파트가 빽빽하게 들어차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린벨트 해제가 공급대책안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대규모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9일 미래에셋대우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그린벨트 지역 중 보존가치가 떨어지는 3~5등급에 전용면적 60㎡ 이하 공공분양주택을 지을 경우, 최대 27만5310가구의 공급이 가능하다. 구체적으로 3등급에서 18만6800여 가구, 4등급 8만1400여 가구, 5등급 7000여 가구다.

고양 덕은지구와 같이 최근의 수도권 민간분양사업 방식을 적용해도 3등급 11만 가구 등 총 16만1740가구를 공급할 수 있다. 

서울의 연간 주택공급량이 평균 5만~6만 가구인 점을 감안하면 그린벨트 해제만으로 4년 이상의 물량이 확보되는 셈이다. 최근 10년 동안 가장 많은 물량이 공급되는 올해도 공급량은 5만3000가구에 그친다.

서울시 그린벨트 면적(2018년 기준)은 약 149㎢다. 서초구가 23.88㎢로 가장 넓고 이어 강서구(18.92㎢) 노원구(15.91㎢) 은평구(15.21㎢) 강북구(11.67㎢) 도봉구(10.2㎢) 순이다.

이 가운데 보존 가치가 떨어지는 3~5등급 지역은 29㎢ 수준으로 전체 그린벨트의 20% 정도를 차지한다.

사업 인허가권을 쥔 서울시는 난개발을 막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그린벨트를 풀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3등급 이하 그린벨트 지역은 이미 일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어 그린벨트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곳이 많다. 사실상 '무늬만 그린벨트'인 지역이다.

그린벨트 해제 움직임이 본격화할 경우, 주택공급 효과가 확실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강남구 수서역 일대 △서초구 내곡동 등 우면산 일대 △강서구 김포공항 일대다. 이들 지역은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도심과 가까워 주택을 공급하면 즉각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현재로서는 그린벨트 해제 외에 실수요자들이 선호할 만한 주거지에서 양질의 주택 공급을 늘릴 만한 정책 카드가 마땅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서울 집값 안정화의 관건은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곳에 새 아파트를 대량 공급하는 것인데 당장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가 힘들기 때문이다. 총가구수만 1만2000여 가구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은 일반분양가 수용 여부를 두고 내홍이 깊어지면서 다음 일정이 안갯속이다.

신도시도 큰 효과를 보긴 힘들다. 정부는 지금까지 3기 신도시 조성에 따른 30만 가구를 포함해 수도권 77만 가구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이중 서울 공급 물량은 7만 가구다. 서울 등 도심에 거주하고자 하는 수요를 흡수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시장이 주목하는 용산 정비창 부지 역시 8000가구에 그친다. 대부분 공공 주도의 재개발 사업이어서 시장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이 외에는 1000가구 미만의 소규모 사업이 대부분이다.

서울시는 그린벨트를 풀지 않고 역세권을 중심으로 공급 확대를 꾀하고 있지만, 공급량이 턱없이 부족해 장기적인 효과는 없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결국, 투기 수요 차단이 아닌 공급 확대로 집값 안정을 꾀하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 외에는 답이 없는 것이다.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 이광수 연구위원은 "부동산 시장을 잡기 위한 가장 근본적 해결책은 공급 방안 마련"이라며 "유휴부지 활용과 같은 대안책도 분명 있지만, 가장 손쉽고 효과적인 방법은 그린벨트 지역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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