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직한 메시지 ‘두 얼굴의 무궁화’ 이유 있는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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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0-08-03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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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실한 자료 바탕으로 국가상징 바로잡기 주장

‘두 얼굴의 무궁화 : 국가상징 바로잡기’ 표지. [사진=이담북스 제공]


“개나리·진달래 등 그 많은 아름다운 우리나라 자생종 꽃들은 놔두고 하필이면 근본 불분명하고 왜색 넘치는 ‘무궁화’를 대한민국 나라꽃으로 모셔야 하는가?”

강효백 경희대 법무대학원 교수는 50년 간 품었던 물음에 대한 답을 신간 ‘두 얼굴의 무궁화 : 국가상징 바로잡기’(이담 북스)에 담았다. 김원웅 광복회장이 감수를 맡았다.

지난 7월 12일 책이 발간 돼 아직 한 달도 지나지 않았지만, 초판 2쇄본이 대부분 판매됐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

이 책은 저자가 지난 2018년 겨울부터 ‘아주경제’에 연재해 온 ‘신(新)경세유표’ 칼럼 중 ‘무궁화(29회 연재)’ 관련 글들을 골라 정리한 것이다. 강 교수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5월 중순까지 장장 500일 넘게 무궁화를 톺아봤다.

경희대 법과대학을 졸업한 후 대만사범대학에서 수학한 저자는 대만 국립정치대학대학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주대만대표부와 상하이 총영사관을 거쳐 주중국대사관 외교관을 2003년까지 12년간 역임했고, 현재는 경희대 법무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414 페이지인 ‘두 얼굴의 무궁화’는 풍부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만든 책이다. 저자는 우리나라 고대 역사서 ‘고려사’, ‘조선왕조실록’은 물론 옛 문헌이나 시조, 각종 문화재·유물에서도 무궁화는 찾아볼 수가 없다고 설명한다. 문학, 미술, 음악 등 다양한 분야를 꼼꼼히 조사했다.

무궁화가 언제부터 국가의 표상이 됐고 그 배경이 무엇인지도 자세히 설명한다.

저자에 따르면 무궁화가 한국사에 갑작스레 등장한 계기는 종일매국(從日賣國)의 대표적 인물로 비판받는 윤치호의 ‘애국가’ 작사였다고 한다. 윤치호는 1893년 11월 중국 상하이에 잠복해 있던 자신을 찾아온 남궁억과 의논해 무궁화를 나라꽃으로 정했고, 이를 자신이 작사한 애국가의 후렴에 넣었다.

작가는 오늘 날에도 일본인들은 무궁화를 일장기를 닮은 꽃이라 애호하고, 일본 극우보수단체인 ‘일본회의’ 뱃지의 핵심 문양이 바로 무궁화라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왜색이 넘치는 꽃을 나라꽃으로 모실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스라엘·러시아·호주 등에서도 나라꽃을 바꾼 사례는 얼마든지 있으며 나라꽃을 바꾸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책 말미엔 역사성·지리성·친숙성·상징성·민주성 등을 고려해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열 진짜 나라꽃으로 개나리와 진달래 등을 추천했다. 개나리는 원산지·학명·영어 명칭(Korean gold-enbell tree) 모두 ‘코리아’인 유일한 꽃나무다.

강 교수는 모든 것을 쏟아부어 저서를 완성했다. 강 교수는 3일 “‘두 얼굴의 무궁화’는 그냥 책이 아니다”며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한 나라의 국가 상징을 바로 잡는 ‘부드러운 대혁명’이다. 전 세계 유례가 없는 일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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