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퇴임 D-3?] ①"이제 건강에 자신있다"던 아베, 장트러블 재발?...각혈설부터 휴가 복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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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08-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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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학교 졸업과 찾아온 '장트러블'...과거 아사콜 치료로 쾌유 자신감도 드러내

  • 코로나19 '식물내각' 정국에 재발?...각혈설부터 건강검진까지 '사퇴설도 솔솔'

#."제 인생을 통틀어 지금이 가장 건강합니다. 중학교 졸업 이후부터 지병 탓에 고생도 많았지만, 획기적인 신약 덕분에 이젠 문제가 없습니다. 분 단위로 움직이는 이 일정을 보신다면, 제가 얼마나 건강한지 알 수 있지 않습니까?" (2014년 선거 유세 당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지난 2012년 아베 총리는 재선에 성공한 후 이듬해부터 이어진 각종 내각 스캔들로 불신임에 시달리자 2014년 결국 기습적으로 중의원 해산을 발표했다. 이후 같은 해 12월 아베 총리는 제47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에서 집권당인 자유민주당 290석, 연립여당인 공명당 35석으로 압승을 거뒀다.

당시 선거 결과는 올해까지 9년 넘게 정권을 지켜온 최장수 총리의 중요한 정치적 자산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이미 중의원 해산 당시부터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부터 이어진 일련의 정국에서 정치적으로 적수가 없다는 판단이 있었겠지만, 개인적으로도 '아사콜'이라는 신약의 힘으로 얻은 오랜 지병 '궤양성 대장염'의 쾌유세도 한몫했다.
 
        [출처=유튜브/글로벌인싸]
 
중학교 졸업과 찾아온 '장트러블'..."아베 일생의 걸림돌?"

과거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는 17세 때 대장염을 처음 앓기 시작했고 대장염 탓에 젊은 시절 직장생활도 순탄하지 못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과거 25세 때 외할아버지인 기시 노부스케 전 일본 총리의 소개로 고베제철에 입사했지만, 당시에도 직장 스트레스 등으로 기절하기도 하는 등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며 1년 만에 그만두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당시를 회상하며 신입사원 시절 2개월간 도쿄의 한 병원에 입원해 일본 정부가 '난치병'으로 지정한 궤양성 대장염 진단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1972년 당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고등학교 졸업사진.[사진=트위터]


일본 주간현대 등에 따르면, 이 탓에 아베 총리는 정치인이면서도 술을 거의 못 마시는 체질이기도 하다. 그는 대학 시절부터 술자리에 참석해도 술을 거의 입에 대지 않았고 본인 스스로도 방송에서 "술은 마시지 않지만, 회식 자리는 즐긴다"며 "술을 마신 동료들의 운전기사 역할을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2006~2007년 1기 집권 시절 그는 대장염이 악화하며 설사가 너무 심해 음식 먹은 지 5분 만에 화장실을 가거나 하루에 30번씩 화장실을 오갔다고도 한다. 밤에 잠을 자면서도 최소 5번은 일어나 화장실을 찾다보니 수면 부족에도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신조 총리의 대학교 재학시절 모습.[사진=트위터]

 
코로나19에 '장트러블' 재발?...각혈설부터 여름휴가까지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지지율 부진에 시달리는 아베 총리가 대장염이 재발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다시 나오고 있다.

발단은 지난 4일 발간한 사진주간지 '플래쉬'의 보도였다. 매체는 지난 7월 6일 아베 총리가 총리 관저 집무실에서 '피를 토했다'(토혈)는 정보가 있다고 전하면서 아베 총리 건강 이상설에 기름을 부었다.

당시는 지난 6월17일 공식 기자회견 이후 이달 6일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75주년 위령식 참석 이후 공식 기자회견을 열기까지 49일 동안 총리관저에서 두문불출하며 자취를 감춘 아베 총리를 두고 갖은 추측과 비판이 난무하던 때였다.

이에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토혈 문제에는 즉답을 피한 채 아베 총리의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3일에는 일본 민영방송인 TBS가 아베 총리가 지난 4월 이후 눈에 띄게 걸음걸이가 느려졌다고 보도했다. 과거 총리 관저 현관문에서 엘리베이터를 탈 때까지의 시간이 평균 18.24초였지만 이달 들어 20.83초까지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후 16일 후지TV에 출연한 아베 총리의 최측근 중 하나인 아마리 아키라 자민당 세제조사회장은 "총리가 코로나19 상황에서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연일 일하고 있다"면서 "책임감이 강해 본인이 쉬는 것을 죄라고까지 생각하고 있다. 며칠이라도 좋으니 강제로 쉬게 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해당 발언이 전파를 탄 다음 날인 17일 오전 10시 반 돌연 아베 총리는 2007년 1차 내각 사임 당시 입원했던 게이오대학병원을 방문해 7시간 반에 걸친 검사를 받았다.

이날 병원 주변에는 50명이 넘는 취재진이 몰려들었고, 오후 6시 넘어 관용차로 귀가하던 아베 총리는 취재진 질문에 "수고하십니다"라고만 짧게 답했다.

이후 일본 총리실 측은 이날 건강검진이 "통상적인 건강 체크"라고 설명했고, 병원 측도 "지난 6월 검진 후 이어진 추가 검사"라고 밝혔다.
 

지난 17일 건강검진을 위해 게이오대학병원을 찾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사진=교도·연합뉴스]


아베 총리는 지난 15일 전몰자 추도식에 참석한 후 16일부터 18일까지 여름 휴가를 낸 상태였다. 평소 여름 휴가마다 골프 라운딩을 즐기던 것과는 달리 병원을 찾은 모습에 일본 언론들은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고 평가했다. 2차 정권 출범 이후 아베 총리는 줄곧 게이오대학병원에서 종합 건강검진을 받은 것은 1년에 2차례씩이었기 때문이다.

니혼TV는 지난 17일 "최근 아베 총리가 점심에 음식을 남기고 있다고 관저 관계자가 말했다"면서 "지난 7월 22일 밤에도 일본 도쿄 긴자의 한 스테이크 식당에서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 등과 회식했을 때 혼자만 적은 양을 먹었다"고 보도했다. 일간지 겐다이는 "아베 총리가 최근 1개월간 음식을 먹을 수 없게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치권 역시 아베 총리의 건강 상태를 예의주시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자민당의 한 베테랑 의원은 "총리의 사임도 시야에 넣고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신진 의원은 "정말로 몸 상태가 나쁜 것이라면 총리를 교체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했다.

19일 오후 관용차를 타고 관저로 출근하며 아베 총리는 사흘간의 여름 휴가를 마치고 업무에 복귀했다.

이날 관저에 복귀하는 아베 총리를 잡고 질문세례를 이어간 관저 출입 기자들에 그는 "컨디션 관리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검사를 받았다"며 "이제부터 다시 업무에 복귀해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추가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서둘러 관저로 들어간 아베 총리는 부쩍 수척한 모습이었고 답변하는 목소리도 갈라졌다.

이날 입헌민주당 등 야권 4당은 회의를 열고 "아베 총리가 스스로 건강에 대해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고, 다음달 2일 아베 총리의 중의회 참석을 요구했다.

한편, 같은 날 아베 총리는 총리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 가지야마 히로시 경제산업상 등 정권 주요 인사를 잇달아 면담하며 건강이 괜찮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날 아베 총리는 연신 "몸 상태는 괜찮다"고 말하며 건강 이상설을 잠재우려 노력했지만, 여전히 지난 17일 구체적으로 어떤 검사를 받았고 검사결과가 어떠했는지 공개하지 않아 관련 의문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19일 여름휴가에서 복귀하며 취재진과 인터뷰 중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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