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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人㉔] 박스에 ‘미니 코리아’ 담아 수출하는 영국 창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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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훈 기자
입력 2021-01-07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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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이애나 챈 인스파이어 미 월드 대표 인터뷰

  • 교환학생 체험 후 K-컬처 매료...BTS‧빼빼로 박스 등 전 세계 75개국 전달

  • 연간 매출 120% 증가, 5만 판스 판매

  • “글로벌 스토어‧엔터테인먼트 협력이 목표”

‘코리아 프리미엄’이 현실화하고 있는 2021년이다. 한국 기업이 만든 반도체, 진단키트, 자동차 등 제조 상품뿐만 아니라 영화, 동요, 라면 등 전 분야에 걸쳐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아이돌 가수나 드라마를 통해 한국을 접한 외국인들은 단순한 콘텐츠 소비를 넘어 한국인의 생활을 알고 싶어 한다. 어떤 패션이 유행하는지, 빼빼로데이에는 어떻게 선물을 주고받고, 드라마에 나온 초코파이는 어떤 맛인지 문화 그 자체를 배우려는 수요가 많다.

‘인스파이어 미 월드(Inspire Me World)’는 이 같은 니즈를 확인하고, 한국의 문화를 담은 아이템 박스를 전 세계에 전달하고 있다. 영국 국적의 다이애나 챈(Diana Chan) 대표와 언니 앨리스 챈(Alice Chan)은 지난 2016년 회사를 창업한 뒤 전 세계 75개국에 5만여 박스를 판매했다. ‘K-컬처’에 대한 인기가 커질수록 인스파이어미의 구독 박스도 관심을 받는다. 지난해에는 매출이 전년 대비 120% 늘었다.
 

[다이애나 챈(Diana Chan) 인스파이어 미 월드 대표. 한국이 좋아 K-컬처 박스를 판매하기 시작한 그는 2년 전부터 한국어를 열심히 배우며 전 세계에 한국 문화를 알리고 있다.(사진=인스파이어 미)]

교환학생에서 한국 문화 알리는 창업가로

다이애나 대표가 인스파이어 미를 창업한 계기는 인하대학교에서 3주간 경험한 교환학생이었다. 영국에서 마케팅과 비즈니스를 전공하다 한국에서 캘리그라피, K팝 댄싱, 떡 만들기로 시간을 보내며 행복함을 느꼈다. 영국에 돌아가 졸업 후 무슨 일을 할까 고민하다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제품을 배송하기 시작했고, 주변 사람들의 수요를 확인하면서 사업의 길로 들어섰다.

“영국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비가 많이 내리는 장면과 축구 정도를 들 수 있다. 이것은 표면적인 장면이고, 정말 그 나라의 트렌드와 문화를 알려면 실제로 만져보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 K팝, K드라마를 접한 소비자는 가수와 연기자가 먹은 초코파이를 궁금해 하고, 직접 경험하길 원한다”며 “특히, 코로나19 시기에는 집에 머물러야 했기에 인스파이어 미 박스를 통해 K-문화 팬층을 공략할 수 있었다. 인스파이어 미는 단순히 한국 제품이 아니라 스토리를 팔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송하는 박스의 종류는 다양하다. 11월 11일 전후에 담기는 빼빼로부터, 전통 게임인 윷놀이, 저승사자‧구미호를 소개하는 전래동화 책자, 한글 공부 키트 등 한국 문화를 알리는 물품들이 월 1회 정기구독 형태로 전달된다. 방탄소년단(BTS) 리미티드 에디션 박스와 가이브북, 한식 레시피까지 박스 안에 ‘미니 코리아’가 담겨 있다.

외국인 시선에서 바라본 K-컬처의 매력은 무엇일까. 다이애나 대표는 “익숙한 서양 문화에서 느낄 수 없던 새로운 영감”을 준다고 표현했다. 팝은 노래에 초점을 맞추는데 반해 K팝은 무대와 패션, 메이크업, 댄스 등에 남다른 구성을 조화롭게 꾸민다. 드라마 또한 종교·인종 같은 민감한 문제에서 한 발짝 벗어나 스토리 라인과 로맨스를 자연스럽게 연결해 누구나 쉽게 접근하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K-컬쳐 박스. BTS 리미티드 에디션이나 한국 과자, 화장품, 윷놀이 등 다양한 제품이 담겨 있다. 박스는 월 정기구독 형태로 전 세계 75개국에 배송된다.(사진=인스파이어 미)]

 
외국인에 개방적인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 필요

그가 최근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또 다른 영역은 창업 분야다. 불과 수년 전만 해도 한국의 창업 생태계는 불모지에 가까웠다. 지금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앞장서 스타트업에 막대한 자금 및 보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외국인의 시선에서 변화의 속도는 놀랍도록 빠르다. 인스파이어 미도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테크스타’가 운영하는 ‘테크스타 코리아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 참가팀으로 지원을 받고 있지만, 한국의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 사업을 하는 만큼 정부‧지자체와의 협업도 모색하고 있다.

다이애나 대표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한국에는 스타트업 생태계를 찾아보기 어려웠는데, 지금은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이 많다. 정부에서도 엄청난 지원을 해주고 있다”면서 “사실 외국인이 육성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는 쉽지 않다. 스타트업 IR에서는 면접관이 영어를 못해 한국어로 발표해야 하는 경우가 대다수이기도 하다. 앞으로는 글로벌화 된 스타트업을 육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목표는 투자 유치다. 영국, 미국, 일본, 말레이시아, 호주에 나가 있는 직원들을 위해서라도 올해는 투자를 받으려고 한다”며 “앞으로는 글로벌 팬층을 가진 엔터테인먼트 회사나 글로벌 스토어 역할을 하는 라인 스토어 등과 협력해 사업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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