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 석방·푸틴 퇴진" 2차 시위...5135명 체포, '역대 최대 구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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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2-0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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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0개 도시서 대규모 시위...시위 방해에도 1차 시위보다 커져

  • 전주 4000명 이어 금주 5000명 체포...나발니 부인도 한때 체포

러시아에서 일주일 만에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다시 발생했다. 야권 지도자인 알렉세이 나발니의 석방을 요구하는 2차 시위에 120개 이상의 도시에서 수만명이 시위에 참석했고, 5000명 이상이 경찰에 체포됐다.
 

3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2차 알렉세이 나발니 석방 촉구 시위.[사진=AP·연합뉴스]


31일(현지시간) 로이터와 AP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정오부터 모스크바를 포함한 러시아 전역의 120개 이상의 도시에서 나발니의 석방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발생했다.

러시아 인권감시단체 OVD-인포(OVD-info·오픈데모크리시-인포)는 이날 시위로 이날 밤 11시45분 기준 최소 86개 도시에서 5135명 경찰에 체포돼 구금됐다고 집계 중이다.

각 도시별로는 △모스크바 1653명 △상트페테르부르크 1159명 △크라스노야르스크 194명 △니즈니노브고로드 182명 △트베리 124명 △보로네슈 122명 △블라디보스톡 122명 △노보시비르스크 103명 등이다.

이와 관련해 CNN은 이날 시위로 경찰에 체포된 인원은 지난 2011년 이후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고 지적했으며,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는 2주에 걸친 시위로 러시아 당국의 구금 시설이 부족할 지경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당국은 이날 시위를 막기 위해 일찌감치 전국의 집회를 금지하고 온라인 등을 통해 해당 집회에 참여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러시아에서는 집회를 개최하기 위해 최소 10일 이전에 지역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특히, 수도인 모스크바에선 시위대가 나발니의 수감 장소인 '마트로스카야 티시나 수용소'로 행진하려는 계획을 막기 위해 크렘린궁 인근을 중심으로 시내 7개의 지하철역을 폐쇄하고 일부 버스 운행을 중단하거나 경로를 변경했으며, 인근 식당·카페 영업도 중단했다.

그럼에도 시위 참가자들은 "푸틴 사퇴", "푸틴은 도둑"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경찰과 대치한 후 수용소로 행진하면서 결국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나발니의 반려인인 율리아 나발나야 역시 이날 경찰 당국에 체포된 후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3일에도 러시아 100여개 도시에서 4만명가량이 나발니의 석방을 촉구하는 반정부 시위를 열렸다.

당시 시위대는 경찰의 진압으로 해산하면서도 한 주 뒤 2차 시위를 예고했으며 수도인 모스크바에서만 1558명이 체포되는 등 러시아 전역에서 4000명 이상의 시민이 경찰에 체포됐다.

이날 시위 규모는 아직 구체적으로 집계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지만, AP는 이날 시위가 수만명 규모였다고 전했고 로이터는 모스크바에서만 수천명이 더 늘어나는 등 전주보다 더 규모가 커진 것으로 추정했다.

전주 시위 당시 모스크바에서는 집회 추산 1만5000명, 경찰 추산 4000명이 시위에 참여했다.

나발니는 지난 해 8월 러시아 국내선 비행기로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이동하던 중 기내에서 독극물(노비촉) 중독 증세를 보이다가 혼수상태에 빠졌다. 이후 그는 독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은 후 의식을 회복했으며, 푸틴 대통령 측근이 자신을 자신을 암살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당국은 이를 부정하면서 지난 17일 귀국한 나발니가 공항에 도착한 직후 곧바로 체포했으며, 지난 29일 법원은 그의 체포와 30일 임시 수감 절차가 정당했다고 판정했다.

나발니는 지난 2014년 당국으로부터 정치자금 세탁을 위한 사기 혐의로 집행유예 처분을 받았으며, 오는 2일 러시아 사법당국은 집행유예 처분을 3년 반에서 최대 10년형의 실형으로 전환하는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한편, 미국은 2주 연속 러시아 당국에 나발니 석방을 촉구하고 시위대 진압을 비난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러시아 당국이 평화로운 시위대와 취재진을 향해 2주 연속 거친 진압 전술을 사용한 것을 비난한다"고 밝혔으며, 이에 러시아 외무부는 "러시아 내정에 대한 무례한 간섭"이라고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3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2차 알렉세이 나발니 석방 촉구 시위.[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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