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지켜보는 수출기업들은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연초 환율과 관련된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기 때문이다. 각 기업들은 최대한 보수적으로 상황을 설정한 뒤, 방어적으로 접근하겠다는 기조가 강하다.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3원 내린 1116.5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장 중 일시적으로 1120원 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환율은 작년 말까지 급격한 달러 약세를 보이다, 올 들어 강세로 전환했다. 실제로 작년 12월 약 1070~1080원 수준까지 저점을 낮췄다가, 두달 만에 50원가량을 끌어올렸다.
이는 시장 예측을 벗어난 흐름이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대규모 달러 공급 등을 근거로 상반기까진 달러 약세 일색의 전망을 내놨다.
향후 전망에 대해선 의견이 갈린다. 아직까진 달러 반등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코로나 관련 백신 접종률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고, 국내 수출지표도 호조세를 보이고 있어 추가 상승은 어렵다는 분석이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단기적 상승 요인은 있지만, 추가적인 상승 가능성은 낮다"며 "선진국 경기 회복이 예상되는 1분기 말을 기점으로 (환율이) 다시 하락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당분간 상승 흐름이 지속될 거란 전망도 있다. 미국 국채금리가 높아진 점 등이 근거다. 이에 국채 투자 수요가 늘고, 이를 위해 달러로 바꾸는 통화량이 증가해 결국 달러 강세를 촉진할 거란 의견이다. 최근 증시를 중심으로 원화 대비 달러 수요가 늘고 있는 점도 힘을 보탠다.
수출기업들은 현 상황에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의 달러 반등이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은데다, 작년 말 보수적으로 세운 환율 시나리오를 굳이 무리해서 바꿀 필요는 없다는 기조가 강하다. 실제로 각 기업들은 약달러 장기화에 대비해 수출단가 조정 외에 원가절감, 대금결제일 조정 등의 자구책을 마련해 둔 상태다.
한 자동차부품 수출업체 관계자는 “당초 예상과 다르게 움직이는 환율에 경영환경이 영향을 받고 있다”며 “(최근의 강달러 현상이) 일시적 호재로 작용할 순 있으나, 언제 약달러로 전환할지 몰라 최대한 보수적으로 수립한 현 경영 지침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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