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평화상 후보로 러시아 감옥에 수감 중인 알렉세이 나발니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 보좌관 등이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받아 눈길을 끈다.
세계 각국의 국회의원과 전직 수상자들은 노벨 평화상 후보자를 추천하고 이를 공개할 수 있다. 하지만 노벨 위원회가 이를 그대로 승인하는 것은 아니다. 거론된 인물 모두가 노벨상 후보가 되는 것은 아니란 얘기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학계와 올라 엘베스투엔 전 노르웨이 총리는 러시아 민주화를 위한 나발니의 공로를 인정하고 그를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인 야당 지도자 니발니는 지난해 8월 푸틴 대통령 측의 소행으로 의심되는 독극물에 중독돼 혼수상태에 빠져 독일로 이송됐다가 5개월 만에 건강을 회복했다.
이후 지난달 17일 러시아에 입국한 나발니는 모스크바의 미트로스스카야 티쉬나 구치소에 구금된 상태다. 그는 2014년 프랑스 화장품 회사의 러시아 지사 등으로부터 3100만루블(약 4억5600만원)을 불법 취득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와 관련 러시아 현지에서는 나발니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날까지 2주째 이어지고 있다. 시위 현장에서 체포된 인원도 5000여 명에 달했다. 미국, 유럽연합(EU) 등도 니발니의 석방을 재차 촉구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위도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됐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 보조관과 에이비 버코위츠 전 백악관 중동 특사가 ‘아브라함 협정’ 타결의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됐다고 전했다.
이들은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이 걸프 지역에서 처음으로 이스라엘과 국교를 맺는 ‘아브라함 협정’을 타결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아브라함 협정’은 지난해 9월 15일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이 바레인·UAE와 정식 외교관계를 수립한 협정으로, 협정의 명칭은 유대교·이슬람교·기독교가 공통의 조상으로 여기는 ‘아브라함’의 이름에서 따왔다.
1948년 이스라엘의 건국, 중동 전쟁을 거치면서 이스라엘과 중동의 이슬람권은 ‘팔레스타인의 대의’를 두고 외교·종교적으로 대립했다. 협정 이전까지 이집트와 요르단을 제외한 중동 이슬람권은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의 중재로 타결된 해당 협정으로 이스라엘과 UAE, 바레인이 역사적인 국교를 수립하게 됐다. 또 이스라엘이 미국의 중재 아래 수단, 모로코 등과도 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합의해 해당 협정은 중동 현대사에서 큰 전환점이 된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를 받았다.
한편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기한은 이달 1일까지로,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오는 3월 말까지 간추린 후보 명단을 공개하고 10월에 수상자를 발표한다. 지난해 노벨평화상은 세계식량계획(WFP)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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