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설 연휴를 극장가 성수기라 불러왔다. 오랜만에 가족들이 모여 극장 나들이를 즐기는 만큼 가족 단위 관객을 겨냥한 따뜻한 가족 영화나 블록버스터급 대작 영화가 개봉, 극장은 문전성시를 이루곤 했다.
하지만 올 설 연휴는 코로나19로 영화는커녕 가족 모임도 어려워졌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거리 두기를 설 연휴까지 2주 연장했기 때문. 직계가족이라도 거주지가 다른 5인 이상의 모임은 금지되며 50인 이상이 모이는 모임이나 행사가 금지된다. 감염 확산 위험에 따라 영화관, PC방, 오락실, 독서실, 놀이공원, 이·미용업, 대형마트 등 다중이용시설의 오후 9시 이후 운영 제한 조치가 유지된다.
다만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었던 일부 다중이용시설 방역수칙이 협회·단체 등의 의견을 반영해 일부 조정됐다. 공연장·영화관의 경우 집단감염이 발생하지 않았고 마스크를 상시 착용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1.5단계와 2단계는 동반자 외 좌석 한 칸 띄우기를 실행하고 2.5단계는 동반자 외 좌석 두 칸 띄우기로 방역수칙을 조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극장 관계자들은 완화된 좌석 간 띄어 앉기를 두고 "실효성이 없다"라며, 설 연휴 극장가가 그리 희망적이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 극장 관계자는 "동반자 외 좌석 두 칸 띄어 앉기는 방역 수칙이 완화된 것이 아니다. 사실상 달라진 점은 없다. 동반자가 붙어 앉되 두 칸 띄어 앉아야 하는 만큼 여전히 가용 좌석은 50%다. 배급사는 상영관 내 좌석 수가 70% 이상은 넘어야 (신작을) 개봉하겠다는 입장이다. 좌석 비율을 따지기 때문에 여전히 신작은 가뭄이고, 가용 좌석은 50%밖에 되지 않는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또 다른 극장 관계자도 마찬가지라고 거들었다.
관계자는 "새로운 거리 두기 정책이 발표되었지만, 좌석 가용률은 기존과 다를 게 없다. 더불어 영화관 영업시간 제한이 완화되지 않은 게 아쉽다. 영화관은 방역 활동도 철저히 하고 있고 정부지침에 적극 따르고 있다. 하지만 좋은 영화가 개봉했을 때 더 많은 고객이 찾아올 수 있도록 영업시간 제한이 완화되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좌석 띄어 앉기 실효성에 관한 여러 이야기가 오가는 가운데 실제 극장들은 '좌석 띄어 앉기'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CJ CGV는 "2.5단계 지역은 한 칸씩 띄어 앉기를 유지하되 동반인 외 두 칸 띄어 앉기를 적용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고객이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좌석 배치를 고민해 추가 적용할 예정"이라며 "2단계 지역은 2:1 방식 또는 1:2:3:2:1(3연석 좌석은 1열에 한석만)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시네마는 "'동반자 외 두 칸 띄우기'라는 영화관 거리 두기 지침에 맞추어 저희는 최대한 고객 편의를 반영해서 운영하려고 한다. 기존 1:1:1 운영과 2:2:2 운영의 좌석 가용률은 같지만 그래도 두 명이 와서 따로 앉는 것보다는 두 명이 붙어 앉는 것이 고객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거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화 관계자들은 올해 설 연휴, 영화관 분위기가 "희망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추측하면서도, 관객들이 극장을 찾을 수 있도록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CJ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는 지난 1월 신작 개봉을 유도하기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제안, 2월 개봉작들을 대상으로 상영 부금 외에 추가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1월 일일 관객수가 1만명대까지 떨어지며 신작 개봉도 뚝 끊겼던 상황. 다행히 극장 3사의 제안으로 2월에는 보다 많은 영화가 관객을 찾아온다.
'새해전야' '아이' '고백' '미션 파서블' '용루각 2' 등이 개봉을 확정 지은 것. 1월 개봉한 '소울'과 '귀멸의 칼날' 등을 통해 관객 수도 일일 평균 5만명대까지 올라 2월 상영작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는 설 연휴 관객을 위해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한다. 극장 3사는 설 연휴 할인, 이벤트 등을 진행하며 현재 상영 중인 '귀멸의 칼날' '소울' 등 팬덤을 위한 굿즈도 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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