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국민이 ‘미얀마의 봄’을 되찾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2015년 어렵게 되찾은 민주주의를 무참히 짓밟은 군부에 항의하기 위함이다.
4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얀마 제2의 도시 만달레이에서 20명가량의 시위대가 만달레이 의대 외부에서 군정 반대 구호를 외치는 모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졌다.
SNS에서 퍼진 동영상 속 시위대는 마스크를 쓰고 “국민은 군부 쿠데타에 반대한다”는 글귀가 적힌 현수막을 들며 “우리의 구금된 지도자들을 석방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통신은 이들 시위대 중 최소 3명이 군부에 의해 체포됐다며 민주주의 운동단체들을 인용해 전했다.
통신은 “이번 시위는 미얀마 군부의 권력 장악 이후 쿠데타에 반대하는 첫 번째 거리시위”라며 “양곤과 만달레이에 본부를 (시민)운동단체들이 시위대의 체포 소식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은 군부에 의해 구금된 직후 사전 성명을 통해 “군부 행동은 미얀마를 다시 (군부) 독재 밑으로 되돌리는 것”이라며 지지자들에게 쿠데타 항의 시위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수치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지지자들은 수치 고문의 사전 성명에 응답하듯 미얀마 최대 상업도시인 양곤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불복종 운동’을 펼쳤다.
다만 ‘북을 두드려 악마를 물리친다’는 미얀마 문화를 바탕으로 자동차 경적·냄비·깡통 등을 이용한 소음을 내는 비교적 소극적인 방식으로 군부에 대항했다.
‘양곤 청년 네트워크’ 등 시민단체들은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의사들은 NLD의 상징인 붉은색 리본을 달고 단체 파업에 나서는 등 쿠데타에 항의하는 모습을 페이스북에 게재하며 ‘시민 불복종 운동’ 참여를 촉구했다.
미얀마 정보통신부는 이날 “현재 국가의 안정을 해치고 있는 사람들이 페이스북 등을 통해 가짜 뉴스와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사람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서버 안정성을 위해 오는 7일까지 페이스북 서비스를 차단한다고 밝혔다.
군부도 “SNS에 폭동을 선동하고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는 ‘헛소문’이 게재된 것에 대해 주의를 당부한다”고 발표했다. 미얀마 국영 통신사인 MPT는 페이스북뿐만 아니라 MS메신저,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의 서비스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부의 이런 조치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시민들의 대규모 연대와 집결을 막으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한편 만달레이 거리 시위는 군부의 페이스북 서비스 차단 조치와 연관성이 있는 듯하다.
페이스북은 미얀마 국민 5300만명 중 절반이 사용하고 있어 ‘인터넷’과 동의어로 쓰일 정도로 미얀마 시민의 주요 소통 수단이다. 또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에도 쿠데타의 부당성을 알릴 수 있는데, 이를 군 당국이 차단해 시민들의 저항을 사전에 막는 여론 통제에 나선 것이다.
미얀마 군부의 이런 통제에도 시민들의 저항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 경찰이 수치 고문과 윈 민 미얀마 대통령을 각각 수출입법 위반과 재난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 사실상 수치 고문의 차기 총선 출마를 막기 위한 작업에 나섰다는 분석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저스틴 챔버스 호주 국립대 미얀마 연구센터 부소장은 ABC뉴스와 인터뷰에서 “(미얀마 경찰의) 이런 협의는 기본적으로 군부의 권력 장악을 합법화하려는 시도”라며 “잠재적으로 수치 고문이 이번 선거에 다시 출마하는 것을 막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들(군부)은 표면적으로 공정하고 자유로운 선거를 개최하기로 약속했지만, 수치 고문의 선거 출마를 막고자 해당 혐의를 활용할 것”이라며 “왜냐하면 수치 고문이 출마하면 그녀가 분명히 다시 높은 득표율을 기록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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