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사진=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정부가 중국에 대한 압박 방침을 강조한 가운데 이번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기원 조사와 관련, 중국이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비판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1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 '페이스더네이션' 인터뷰에서 "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어떻게 중국에서 전 세계로 확산했는지에 대한 충분한 원본 자료를 중국이 제공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보고서를 곧 발표한 예정이지만 우리는 이 보고서에 의문을 갖고 있다"며 "WHO가 이끄는 투명하고 개방적인 국제 조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WHO와 중국 모두 이 문제에 나서야 한다고 본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에서) 코로나19 문제를 제기하며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 국가가 세계를 보호하기 위해 각자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전했다"고 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WHO가 중국에 의해 통제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런 식으로 특정하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앞서 WHO 전문가들은 코로나19 기원을 조사하기 위해 중국 우한을 찾았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WHO 조사팀을 이끄는 피터 벤 엠바렉은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됐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며 코로나19가 박쥐, 천산갑 등 중간숙주 동물을 통해 인간에 전염됐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중국의 영향력 행사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됐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익명의 WHO 조사관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발병 초기 단계였던 2019년 12월 우한에서 확인된 174건의 확진 사례에 관한 원자료(Raw Data·로데이터)를 제공해 달라는 WHO 전문가들의 요청을 거절했다고 전했다.
이에 설리번 보좌관은 앞서 지난 13일에도 성명을 내고 "중국 정부가 조사 결과에 개입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며 “보고서는 반드시 독립적이어야 한다"며 중국 측에 코로나19 발병 및 확산과 관련한 모든 자료를 WHO에 제공하라”고 요구했다.
설리번 보좌관의 발언은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가 탈퇴를 선언한 WHO 복귀를 선언하며 2억 달러를 지급하겠다고 밝히는 등 WHO에 대한 영향력을 다시 확대하는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미국이 WHO에서도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려는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