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윤석열 출마 금지법’으로 불리는 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해 법조계에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입법 취지는 공감하지만, 헌법에서 보장하는 기본권인 피선거권을 막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2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지난해 12월 검사와 법관이 퇴직한 후 1년간 공직 후보자로 출마하는 것을 제한하는 검찰청법과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 공직선거법에서는 공직선거 후보자로 입후보하는 경우, 90일 전까지 공직에서 사직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법안은 검사와 법관이 퇴직 후 90일 후 공직에 출마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제한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검사는 수사·기소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제한을 두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법관은 현직 재판이 정치적 동기 영향을 받을 수 있기에 재판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취지다.
대법원은 해당 법안에 대해 다른 공직자와 검사나 판사를 차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직업 선택 자유 역시 논란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실이 대법원 법원행정처에서 받은 해당 법안 답변서에는 "특정 공직 분야 종사자에 대해서만 입후보를 제한하는 요건을 규정한다"며 "헌법재판소·선거관리위원회 등 공무원 역시 검사나 판사와 마찬가지로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입법 취지 자체는 공감했다. 다만 개별 법률에 제한 규정을 두는 것이 아닌, 공직선거법을 개정해 사법 직역 전반을 검토하자는 입장이다.
법무부 검찰국은 윤 의원실에 제출한 개정안에 대한 답변서를 통해 "공직선거법에서 일반 공직자는 등록 제한 기간을 90일로 두고 있는 것과 달리 1년으로 연장하는 것에 관해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필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법조계에서도 취지 자체는 공감할 수 있지만, 기본권을 제한한다는 면에서 위헌·정치적 논란에 우려가 나왔다.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입법 자체는 명분이 있다고 봤다. 정치적 중립성이 다른 공직보다 특히 검사나 법관에게 요구된다는 이유다. 그러나 오히려 법안 별칭에 '윤석열'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시점부터 이미 특정인을 대상으로 법안이 추진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봤다.
김 전 회장은 "21대 국회 임기가 많이 남았는데 현재 시점에서 법원이나 검찰 의견을 충분히 듣지 않고 추진하는 것은 문제가 된다"며 "적어도 윤석열 검찰총장이 퇴임하는 오는 7월 이후인 내년이나 내후년에 추진하는 것이 낫다"고 봤다.
이필우 전 대한변호사협회 상임정책특별보좌관은 "검사나 법관으로서 중립성 측면에서 입법 취지는 공감한다"면서도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사유가 검사·법관직에 있었기에 사후적으로 문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그는 오히려 윤 총장이 정치적 중립성을 위반했다는 사유로 징계가 청구된 점을 들었다. 이 변호사는 "진보 쪽에서는 비판하고, 보수 쪽에서는 옹호하는 행태 자체가 정치적 중립성을 위반한 것"이라며 오히려 "사전에 검찰청법에 총장이 중립성을 위반할 경우 해임하는 규정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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