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배터리 전고체' 일본 특허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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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1-03-11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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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도에서는 지난 3일부터 국내외 100여개 기업이 참여하는 '배터리 재팬' 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에는 자동차와 전기제품을 위한 다양한 배터리들이 선보였다. 물론 가장 큰 관심을 끈 것은 '전고체 배터리'다. 차세대 자동차 배터리 산업의 대안으로 여겨지는 전고체 배터리는 향후 뜨거운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다.

현재 일본은 전기차 배터리 산업에서 한국과 중국에 뒤져 있다. 그러나 최근 히타치 조선을 비롯한 일부 기업들이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차세대 배터리 전쟁에서 선두에 서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그래픽=임이슬 기자 ]

리튬이온 한국·중국에 뒤처져··· 전고체로 차세대 리더 꿈 
현재 배터리 시장은 리튬이온 배터리가 주류다. 일본의 민간조사업체인 후지경제는 차량용 배터리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4년에는 6조7400억엔(약 70조7520억원) 수준으로 2019년에 비해 2.6배나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 이전에는 리튬이온 배터리에서도 높은 점유율을 자랑했다. 그러나 테크노 시스템 리서치에 따르면 최근 세계시장 점유율은 중국 39%, 한국 26%, 일본 23%로 집계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그러나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에서는 일본의 적극적인 연구 개발이 눈에 띈다"고 지적했다.

현재 전기차에 탑재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전해질이 액체로 돼 있다. 때문에 열과 충격에 약하며  화재 위험도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사용되는 전해액을 고체로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폭발 위험성도 낮아질 뿐만 아니라 부피가 줄면서 전기차 내에 탑재할 수 있는 배터리의 에너지 용량도 늘어난다. 현재 전기차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로 꼽히는 긴 충전 시간을 줄일 수도 있으며, 안전 문제에서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화재 발생 가능성도 적다. 전고체가 꿈의 배터리라고 불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도요타는 개발 중인 전고체 배터리의 충전 시간이 기존 배터리보다 3배 이상 빠르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전고체 관련 특허 일본이 압도적

최근 배터리 재팬 행사에서 히타치조선은 전고체 배터리를 공개했다. 히타치조선이 이날 선보인 전고체 배터리의 용량이 1000mAh(밀리암페어시)의 대용량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영하 40도~영상 100도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하면서 일본 전고체 배터리 개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일본 내에서 또 다른 전고체 배터리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도요타는 2000년대 초반부터 전고체 배터리 연구를 시작했다. 도요타는 올해 내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시제품을 공개할 예정인다. 양산은 2025년 정도가 될 것이라고 일본 현지 언론은 전했다. 전고체 배터리 관련 특허 건수에서 도요타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2008년부터 상용화를 위한 본격적 연구를 시작한 만큼 도요타의 전고체 배터리 특허는 전 세계 전고체 배터리 특허의 40%를 넘어선다.

일본의 에너지 환경분야와 산업기술을 담당하는 독립행정법인인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w Energy and Industrial Technology Development Organization·NEDO)의 조사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18년 사이에 출원된 전고체 관련 특허 중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37%로 가장 높다. 이어 중국 28%, 미국 16%를 기록하고 있다.

기업별로는 도요타 자동차가 출허 건수가 가장 많으며, 일본 기업이 상위 10개사 중 8개사를 차지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도요타는 타 업체와의 협력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도요타·파나소닉은 ‘프라임 플래닛 에너지 앤드 솔루션(Prime Planet Energy and Solutions)'이라는 합작회사(JV)를 출범시키면서 배터리 생산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프라임 플래닛은 전기차 배터리시장 점유율이 아직은 3%에 불과하다. 그러나 전고체 배터리를 본격화하게 될 경우 시장 점유율은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일본 현지 언론은 전했다. 

전동차 전용의 전고체 배터리 조기 실용화를 위해 기업과 연구기관이 기술을 모아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일본 오사카의 이케다시에 위치한 리튬이온 전지 재료 평가 연구센터는 2018년도부터 5년 동안 무려 100억엔을 들여 전고체 전지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대기업 자동차 제조업체를 비롯해 배터리나 소재 등의 기술 전문가 23인이 모여 도쿄공업대학 등 국내 15개 연구기관의 연구자와도 제휴하면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NEDO로부터 위탁 받은 프로젝트로 전고체 배터리를 둘러싼 개발 경쟁이 세계적으로 격렬해지는 가운데, 일본 내 기술 결집을 통해 주도권을 잡기 위한 프로젝트를 꾸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프로젝트는 이미 지난해 11월 전고체 배터리 초기 제품을 개발했다.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시마다 미키야 연구원은 "연구기관과 모든 제조업체가 협력하면 반드시 세계 정상이 되어 이끌어갈 수 있다"면서 "전기자동차의 효율을 높이면서 전기차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내 배터리 관련 사업을 하는 30여개 회사가 참여하는 ‘배터리 공급망 협의회’가 다음 달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해당 협회는 니켈·리튬 등 배터리 원재료를 조달하고, 배터리 생산·유통망을 구축해 경쟁력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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