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중국 현지 매체 펑파이신문 등에 따르면 장야리 선전시 생태환경국 부국장이 이날 선전이 GEP(Gross Ecosystem Product, 생태계총생산량)를 도입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GDP(국내총생산)가 가계, 기업, 정부 등 모든 경제주체가 일정 기간 생산한 재화 및 서비스의 부가가치를 시장가격으로 평가해 합산한 것이라면, GEP는 자원과 환경이 경제활동에 기여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장 부국장은 "GDP는 단순히 성과 위주로, 환경가치 등이 반영되지 않는다"며 "생태 환경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만큼, 선전은 GDP와 GEP 이중 통계 시스템으로 업무 메커니즘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선전시는 매년 7월 말 GEP를 발표할 계획이다.
그는 "이는 '생태문명건설 국가' 목표 달성에 한발짝 더 다가설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자연 보호, 생태계 복원을 위한 정량적 데이터 기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펑파이신문은 GEP 도입은 중국 정부의 '탄소 중립' 계획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라면서 선전을 시작으로 GEP를 도입하는 지방 정부가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지난해 중국 정부는 2060년 안에 탄소 중립국을 실현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그 첫 단계로 2035년까지 친환경 생활 방식을 광범위하게 정착시킬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이어 발표된 14차 5개년 계획(14·5계획, 2021~2025년)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저탄소 발전을 위한 정책을 내년 전개해 나갈 것을 예고했다.
일각에선 중국이 GDP 중요성을 낮추려고 GEP를 도입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중국은 14·5계획에서 향후 5년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리커창 중국 총리는 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4차 연례회의 정부 업무보고에서 14·5계획 초안을 설명했지만 연평균 경제성장률 목표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대신 합리적인 범위를 유지하고 매년 제시하겠다고만 전했다.
다만 GEP가 표준화되기엔 갈 길이 멀다는 의견도 있다. 광둥성발전개혁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GEP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다량의 데이터를 축적해야 한다"면서 "이 척도가 GDP보다 큰 의미를 지녔다는 것을 입증해야만 표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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