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 후임 인선 절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차기 총장으로 이성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을 미는 분위기도 있다고 전해진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 22일 마무리된 국민 천거 결과를 바탕으로 차기 총장으로 적합한 인물을 추려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법무부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는 천거된 인물 중 3명을 추려내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 추천한다. 이를 바탕으로 박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후보자 임명을 제청한다.
전날 박 장관은 "꽤 많은 분들이 천거됐다”며 “워낙 관심이 뜨거워서 아주 신중히, 충분하게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임 검찰총장은 4·7 재·보궐 선거 이후인 '4월 말에서 5월 초' 임명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윤 전 총장이 정부와 각을 세우고 측근들이 연루된 사건 수사를 지연시켰다는 의혹을 받는 만큼 후임 총장은 적잖은 과제를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조 직무대행이 "검찰은 언제부터인가 라인·측근 등 언론으로부터 내편 네편으로 갈려져 있다"며 "우리도 무의식중에 그렇게 행동하고 상대방을 의심까지 한다"는 작심 발언을 내놓은 것도 이 같은 점을 경계한 것으로 읽힌다.
조 직무대행은 "정치와 전쟁에서는 피아 식별이 제일 중요한 요소이지만, 수사와 재판이라는 사법의 영역에서는 우리 편, 상대편으로 편을 갈라서는 안 된다"며 "사법의 영역에서조차 편을 나누기 시작하면 정의와 공정을 세울 수 없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사실상 검찰 내부의 '라인 문화'에 대해서 자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교사 의혹 사건을 '불기소' 처리한 이후 나온 발언인 만큼, 일각에선 정권을 향한 비판으로 보인다는 해석도 있다.
법조계에서는 조 직무대행이 애초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당시 윤 전 총장 징계 건으로 반기를 들었기 때문에 검찰총장 인선에선 배제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검찰 내부에서는 조 직무대행에 대해 우호적인 분위기가 많다는 전언이다.
오히려 검찰 밖에서는 이 지검장이 자주 거론된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 금지 관련 의혹으로 수사 선상에 올랐지만, 이른바 윤 전 총장 측근으로 알려진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에 대한 수사를 절차적으로 진행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된다.
일부에서는 한 연구위원 수사를 종결해야 한다는 수사팀 의견을 뭉갠 것으로 보도됐지만, 수사팀이 휴대전화 포렌식을 하지 않은 채 종결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에 대한 평도 달라졌다는 전언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