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기차, 충전 대신 배터리 교환… 20초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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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1-04-0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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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정부, 작년 新인프라로 정하고 제도 정비

  • 교체 시간도 1년새 3분서 20초로 크게 줄어

  • 업체들, 교환형 모델 출시·인프라 확충 활발

  • 향후 전기차 배터리 표준 등 판도 변화 기대

[사진=중국중앙(CC)TV 캡처]

'20초'

중국 상하이에 설립된 중국 전기차 배터리 교체 기술 제공업체인 아오둥신에너지(奧動新能源·Aulton, 이하 아오둥)의 '다브랜드 배터리 스와프 스테이션(이하 배터리 교환소)'에서 배터리를 교체할 때 걸린 시간이다. 최근 중국 중앙방송(CCTV)은 "결제부터 배터리 교환소에서 나오는 데 1분 30초도 안 걸린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상하이에서 공개된 아오둥의 배터리 교환소는 베이징자동차(BAIC), 광저우자동차, 이치자동차 등 여러 전기차 브랜드 배터리를 수용할 수 있으며, 하루 최대 3000개까지 교체가 가능하다.  현재 베이징, 광저우, 충칭 등 지역에서 운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 아오둥 배터리 교환소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특정 브랜드 배터리만 교체가 가능했고, 교체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3분에 달했는데, 1년 만에 기술력이 크게 업그레이드된 것이다. CCTV는 중국 '배터리 굴기(崛起·우뚝섬)'에 속도가 붙었다고 높이 평가했다.
中업체들, 교환형 모델 출시·인프라 확충 활발

중국 전기차 시장은 중국 정부 보조금 지원에 힘입어 그간 고속 성장을 이어왔다. 이에 중국 자동차업계는 이미 전기차는 물론, 전기차 관련 인프라 분야에서 빠른 행보를 보이며 미래 먹거리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들어선 특히 상하이자동차, 베이징자동차, 지리자동차 등 대형 완성차 기업이 적극적으로 배터리 교환 사업에 열을 올리는 분위기다.

최근 상하이자동차는  배터리 교체형인  룽웨이 Ei5 '신속 교체 모델'을 출시했다. 상하이자동차가 배터리 교체형 전기차를 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또 상하이자동차는 아오둥과 함께 2025년까지 상하이에 200~300개 배터리 교환소를 신설해 규모화 배터리 교환 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이치자동차 자회사 푸아오구펀은 900만 위안(약 15억원)을 출자해 아오둥, 이치추싱, 난징시 이치혁신펀드투자관리센터와 '아오둥치싱신에너지과학기술회사'를 합작 설립하기로 했다. 이 합작회사는 이치자동차의 배터리 교환 서비스 관련 업무를 도맡게 된다. 베이징자동차도 올해 하이난, 둥관, 주하이, 선전 등 지역에 100개 배터리 교환소를 추가 건설하기로 밝힌 상태다. 
 

[사진=니오 웨이보 캡처]

사실 그간 중국에서는 아오둥과 함께 '중국판 테슬라'로 불리는 전기차 스타트업 니오(웨이라이·蔚來)가 배터리 교체 시장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니오는 앞서 2017년 니오데이에서 배터리 교환 기술을 처음 공개한 후 이듬해 곧바로 선전 난산 최첨단산업단지에 제1호 배터리 교환소를 설립했다.

이후에도 배터리 교환 기술 및 인프라 확대·개발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 결과, 니오는 지난 24일 배터리 교환소의 배터리 누적 교환 횟수가 200만번에 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100만번에 달한 지 5개월도 되지 않아서다. 

최근엔 차세대 배터리 교환소를 마련하는 데도 열을 올리고 있다. 니오는 최근 중국 석유공룡 시노펙, 독일계 창고형 대형마트인 메트로와 협력해 ‘2세대 배터리 교환소'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중국 최대 주유소 체인업체인 시노펙과 메트로가 제공하는 장소에 니오의 차세대 배터리 교환소를 마련한다는 얘기다. 스와프 스테이션에서는 이전에 선보인 적 없는 배터리 교체 방식도 함께 공개한다고 밝혀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니오는 지난해 말 기준 중국 58개 도시에 175개의 배터리 교환소를 구축했다. 이는 중국 전체 배터리 스와프 시장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다. 니오는 올해는 배터리 교환소 수를 500개로 확충하고,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열을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니오의 배터리 교환소[사진=바이두]

中정부, 작년 新인프라로 정하고 제도 정비

기업들이 이처럼 배터리 교환 사업에 뛰어든 데는 중국 정부의 막강한 지원이 뒷받침한 덕분이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배터리 스와프에 본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지난해 5월 내놓은 정부업무보고에서 처음으로 전기차 배터리 교환소 설립 권장 방침을 밝히면서, 이를 '신 인프라' 중 하나로 규정했다. 이어 같은 해 7월 전기차에서 배터리를 떼어 판매할 수 있도록 명확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등 제도 정비에도 나섰다. 

올해 정부업무보고에도 배터리 교환소 등 설비를 늘려야 한다고 제시했으며, 지난 16일 중국 공업신식화부(공신부)는 전기차와 배터리 충전·교체 시스템 등 관련 기준을 제정하는 데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지방정부도 중앙정부 정책에 적극 보조를 맞추고 있다. 지난 3월 1일 지린성 정부는 이치자동차와 택시 및 공무차량을 중심으로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기로 했다. 향후 3년간 창춘시의 신규 등록 택시나 정부기관의 공용차 교체 시 전기차 구입을 적극 장려하고 전기차 보급 및 사용 편리를 위해 전기차 배터리 교환소도 함께 구축한다고 했다. 

충칭도 고속도로에 처음으로 교환소를 배치했다. 올해부터 시작되는 14차 5개년 계획(14·5계획, 2021~2025년) 기간 서비스 지역에 50개 교환소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쿤밍도 배터리 교환소를 추가로 24개 설립해 전기차 스와프 수요를 만족시키는 데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월별 누적 전기차 배터리 교환소 보유 현황. [그래픽=아주경제]

아직은 걸음마 단계인 배터리 교환소··· "전기차 판도 바꿀 수도"
중국은 여전히 충전·교체 인프라 보급 수준이 전기차 보유량에 못 미치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전기차 판매는 400만대를 넘어섰으나, 공용 전기차 충전소는 81만개, 배터리 교환소는 555개에 불과하다.

또 지역 간 전기차 충전소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도 커지고 있다. 주력 판매 지역에만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지나치게 밀집돼 있는 게 문제다. 게다가 무엇보다 30분 이상 소요되는 충전 시간도 이용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 충전소 위치가 운전자의 생활 반경과 떨어져 있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됐다. 

이에 신속한 배터리 교체는 소비자 불편을 해소할 수 있고 배터리 대여를 통해 신차 판매가격을 대폭 인하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 온라인신문 펑파이신문은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 배터리 교환소 네트워크는 관련 공급망 업종과 연동돼 막대한 경제적 파급 효과를 창출할 수 있고, 배터리 교환소 인프라가 향후 전기차 배터리의 표준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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