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公 "고소·중수도 중단" vs 스카이72 "영업권 지킬 것"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인천=이동훈 기자
입력 2021-04-01 14:24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예고된 4월1일 양측 집회 평화롭게 마무리

  • 公 "단전·단수는 차차 진행…중수도 중단"

  • 스카이72 "단전·단수 위협은 초법적 행위"

집회 중인 인천국제공항공사(上)와 스카이72(下)[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이동훈 기자]


1일 오전 9시. 인천 중구에 위치한 스카이72 골프장 바다코스 앞에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공항공사) 차량과 임직원, 스카이72 관계자, 취재 차량 및 취재진으로 북적였다.

이날은 공항공사가 단전·단수, 집회, 시민 개방을 예고한 날이다. 오전 9시 10분 김경욱 신임 공항공사 사장이 공항공사의 플래카드 사이에 모습을 비추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스카이72의 무단점유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게 된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계약 기간이 종료된 사업자가 막무가내식으로 공공자산을 무단점유하고 있음에도 이를 방치하는 것은 공공기관의 장으로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스카이72가 점유하고 있는 토지는 인천공항의 자산이자, 국민의 재산이다. 공공의 이익이 사적 이익을 위해 침해되는 상황은 바로 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항공사 측은 2차 변경된 실시협약을 공개했다. 날짜는 2014년 2월 7일이다. 협약서 제9조(토지사용기간)에는 '2020년 12월 31일까지'로 되어있다.

협약서 제10조(시설의 인계 및 철거)에는 '토지사용기간이 종료됨과 동시에 국가 또는 공항공사에 귀속', '사업시행자는 토지사용기간 종료 1개월 전까지 본 시설의 제반 귀속 절차(소유권 이전 절차 포함)를 이행'이라고 적혀있다.

이에 대해 스카이72 측은 "협약서 안의 인계가 '무상'이라는 말은 없다. 당연한 것은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집회에 참석한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이날 마이크를 쥔 김 사장이 이날 언급한 조치는 총 3가지다. 첫 번째는 김영재 스카이72 대표이사에 대한 형사고소다. 혐의는 업무방해죄 등이고, 담당은 인천지방경찰청이다.

두 번째는 재산세를 납부하고 있는 인천 소재 기업의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인천시 담당과장에 대한 고소다. 혐의는 직무유기죄고, 담당은 인천지방검찰청이다.

두 가지 고소에 대해서 김 사장은 "사법당국은 엄정한 수사를 통해 무너진 법질서를 바로잡아 주실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중수도 공급 중단이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스카이72의 불법·부당 행위에 대해 공사가 편의를 제공할 의무가 없다. 따라서,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했던 중수도 공급을 중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전기, 상수도 등 설비 제공 중단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현장 취재에 따르면 중수도는 하루 전인 지난 31일 오후 5시에 잠긴 것으로 알려졌으나, 스카이72 관계자는 "중수도가 잠기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 사장은 "국민의 자산을 무단점유로부터 회복함으로써 흐트러진 계약 질서를 바로 세우기 위해 필요한 일이다. 엄중하고, 단호하게 대응해 가겠다"고 이야기했다.
 

집회가 끝난 10시경 스카이72 바다코스 입구[사진=이동훈 기자]


공항공사에 이어 스카이72 측이 플래카드를 들었다. 스카이 측은 "합법적인 권리로 영업권을 지켜나가겠다. 공기업이 법을 뛰어넘어 민간기업을 위협하고 있다.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단전·단수와 같은 위협은 초법적인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고용 승계는 법적 효력이 없다. 또한, 공항공사가 주장하는 영업 중단에 이은 공원화 시 공백 기간에 대한 고용 보장이 없다. 공항공사에 묻고 싶다. 영업하지 않는 동안 고용은 어떻게 할 것인가. 공항공사의 비정규직 문제, 면세점 실직 문제 등을 비추어 봤을 때는 신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에 스카이72 측은 공항공사 임직원을 향해 "업무방해, 배임 등의 형사채금은 물론 손해배상의 책임까지 동반할 수 있는 불법적인 행위에 동참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스카이72 바다코스 입구에 나부끼는 양측 현수막[사진=이동훈 기자]


양측 발언이 끝나고, 모두 제자리로 돌아갔다. 격할 것 같았던 1일 첫 집회는 평화롭게 끝났다. 일각에서 우려했던 도로 통제 및 공원 개방, 무력 충돌 등은 일어나지 않았다.

공항공사 임직원, 스카이72 관계자, 취재진이 모두 빠진 자리에는 경찰이 남아 교통을 정리 중이었고, 양측의 현수막만 나부꼈다.

그 사이로 라운드를 즐기러 온 골퍼들의 차량이 쉴 새 없이 지나갔다. 골프장 안에서는 클럽하우스에서 홀로 이동하는 카트가 드문드문 보였다. 양측의 첨예한 대립에 비해 너무나도 평화로운 풍경이었다.

하지만, 평화로움은 태풍의 눈처럼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오후 1시 40분경, 공항공사는 보도자료를 배포해 "스카이72 운영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식은 점진적이다. "4월 1일 중수도 공급 중단을 시작으로 점진적으로 중단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