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박훈정 감독 '낙원의 밤', 제주도 낯선 감성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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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1-04-02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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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의 밤' 주연들 [사진=넷플릭스 제공]


'신세계' '마녀' 박훈정 감독이 새 누아르 영화로 찾아온다. 배우 엄태구, 전여빈, 차승원 등 충무로 스타들과 함께한 '낙원의 밤'을 통해서다.

2일 오후 영화 '낙원의 밤'(감독 박훈정) 제작보고회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박훈정 감독과 배우 엄태구, 전여빈, 차승원이 참석했다.

영화는 타깃이 된 한 남자와 삶의 끝에 서 있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77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초청된 유일한 한국 영화로 화제를 모았다.

박훈정 감독은 "전생에 복을 많이 쌓았나 싶더라. 운이 좋았다"라고 웃었다.

'낙원의 밤'은 아이러니를 담은 누아르다. 박 감독은 "낙원은 우리가 생각할 때 평화롭고 아름다운 곳인데,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비극은 서로 대비가 되니까 아이러니 한 것이 있다. 사실 누군가에게는 아름다운 것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되게 슬픈 풍경이 될 수 있는 거다. 그런 걸 생각해서 제목을 지었다"라고 밝혔다.

또 영화 배경을 제주도로 결정한 이유를 설명하며 "아무래도 작품의 톤과 분위기가 굉장히 중요하다. 특히나 누아르는 그렇다. 제주도만큼 제가 원하는 느낌을 낼 수 있는 곳이 제가 아는 한은 국내에서 찾기 어려웠다. 개인적으로 제주도를 참 좋아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매우 예쁘고 좋은 걸 보면 슬퍼질 때가 있다. '이걸 또 언제 다시 보지?'라는 느낌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거 같다"라고 덧붙였다.

제주도가 배경이지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풍광을 담지는 않았다. 박 감독은 "제주도에서의 촬영이라 새로운 풍광을 많이 기대하실 텐데 저희는 날이 좋을 때는 촬영을 쉬고 흐리거나 안 좋은 날씨에만 촬영했다"라며 색다른 풍경을 담아냈음을 강조했다.

배우 엄태구는 범죄 조직의 에이스지만 한순간 라이벌 조직의 타깃이 되어 낙원의 섬 제주로 향하는 인물인 태구 역을 맡았다.

엄태구는 "태구라는 이름을 가진 인물을 연기했다. 날 염두에 두고 쓰신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라고 말했고, 박훈정 감독은 "아니다. 운명이었던 걸로 하자"라고 눙쳤다.

엄태구는 작품을 위해 9kg가량 증량했고 거친 액션을 직접 소화하기도 했다.

그는 "힘들어도 힘내서 했다. 보람도 많이 느꼈다. 스태프, 감독님이 배려해 주셔서 안전하게 했다. 무술팀이 고생을 많이 하셨다"라고 말했다.

차승원은 엄태구의 연기에 대해 "시나리오 상황보다 스스로 훨씬 힘들게 한다. 그래야 만족감 느끼는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보는 사람들이 위험하다는 게 많았다. 찍고 나서 결과물을 보면 엄태구 씨가 한 게 훨씬 더 좋은 거다"라고 칭찬했다.

드라마 '멜로가 체질' '빈센조'로 인기몰이 중인 전여빈은 극 중 재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재연은 무기상인 삼촌과 함께 제주도에서 지내며 그 어떤 상황에서도 두려움 없이 당당하게 행동하는 주체적인 캐릭터다.

전여빈은 "기존 누아르에서는 남성 배우가 주로 영화를 이끌었는데 '낙원의 밤'은 캐릭터 구분 없이 주체적으로 이끌어가는 점이 굉장히 매력적이었다"라며 출연 이유를 밝혔다.

이어 "감독님 미팅하고 재연이란 친구를 너무 만나고 싶었다. 그래서 촬영에 한 점의 후회가 없이 쏟아부었다. 이것이 공개되는 것에 대해 두려운 마음은 없고 오히려 박수쳐주고 싶다. 우리 모두 수고했고 잘 가라고 응원해주고 싶다"라고 털어놓았다.

차승원은 태구(엄태구 분)가 속한 조직과 라이벌인 북성파의 2인자 마 이사로 분한다.

그는 "이 제주라는 고요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찐득한 액션이 있다. 그걸 엄태구나 전여빈이 했는데 그래서 더 처절하고 처연하게 느껴질 것"이라며 작품의 매력을 꼽았다.

또 마 이사 역과 관련해 "그 나이에 맞게 연기하려고 했다. 외형이건 내적이건 그 나이에 맞는 감정으로 인물에 접근하는 게 좋을 것 같더라"라고 거들었다.

'낙원의 밤' 박훈정 감독 [사진=넷플릭스 제공]


'낙원의 밤'은 오는 9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190여 개국 시청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박 감독은 넷플릭스를 통해 영화가 개봉하는 것에 관해 "한 번에 많은 나라에서 많은 분이 본다고 생각하니 또 다른 긴장도 되고 떨리기도 한다. 아무래도 저희는 우리나라 관객들의 정서나 그런 것에 맞춰서 영화를 찍으니까 해외 다른 분들은 이 정서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기도 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전여빈은 "'낙원의 밤'이라는 파티를 열어놨고 190여 개국 시청자분들에게 초대장을 보내는 거다. 기쁜 마음으로 시청자분들의 즐기는 모습을 그저 바라보려고 한다"라고 털어놨다.

차승원은 "제가 넷플릭스를 시청하다가 '저 콘텐츠는 너무 보고 싶다'하는 게 있는데 아마 저희 '낙원의 밤'도 그런 콘텐츠 중의 하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4월 9일에 많이 시청해달라"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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