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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불확실성 확대에 돈 몰린 랩어카운트…계약자산 역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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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훈 기자
입력 2021-04-27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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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월 계약자산 138조원…1·2월 증시 조정장에 투자자산 다변화 수요 늘어


코스피가 올해 초 3200선을 돌파한 이후 등락을 거듭하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인 사이 랩어카운트(Wrap Account·일임형 종합자산관리계좌)에 자금이 대거 유입돼 계약 자산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증권사 일임형 랩어카운트 계약 자산은 138조9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가장 많은 규모다.

지난해 10월 계약 자산이 최초로 130조원을 넘어선 이후 11월 129조1982억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12월부터 다시 130조원을 넘어서 매월 증가하고 있다. 12월 계약 자산은 132조528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1월에는 136조4795억원, 2월에는 138조99억원으로 늘었다.

랩어카운트는 감싸다는 뜻의 '랩(wrap)'과 계좌를 의미하는 '어카운트(account)'를 합친 용어로, 주식과 채권·펀드·파생상품 등에 분산 투자하는 종합자산관리 상품을 뜻한다. 랩어카운트 가입 고객의 자금을 증권사가 다양한 자산에 투자해 수익을 낸다.

랩어카운트는 2010년 초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이후 특정 종목 편중 심화로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보이자 가입 고객 및 계약 자산이 급감했다. 이후 '라임 사태'와 '옵티머스 사태' 등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고로 신뢰를 잃자 지난해부터 다시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급등 등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히자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랩어카운트가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며 계약 자산이 잇따라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주식 투자 및 2차 전지, 5세대 이동통신(5G) 등 신성장 산업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면서 증권사들의 관련 랩어카운트 신상품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달 디에스자산운용과 손잡고 업계 최초로 '디에스 자문형랩'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2차 전지, 5G 통신 및 우주항공, 콘텐츠와 빅데이터 관련 산업 등에 주로 투자한다.

현대차증권의 경우 나스닥100 내 기술 가치주에 투자하는 '나스닥100 숨은 보석 발굴 랩'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종목 내 초우량 기업에 투자하는 '글로벌 톱 티어(Top-tier) 혁신성장 랩' 등을 출시했다.

랩어카운트 잔고 증가가 증권사들의 실적 증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과 한국금융지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등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약 1조7000억원대로 지난해 1분기 대비 1000%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 증가 및 투자은행(IB) 부문 실적 증가뿐만 아니라 랩어카운트 등 자산관리 수익이 실적 개선에 영향을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증권사 랩어카운트 운용 담당자는 "랩어카운트가 주식뿐만 아니라 채권, 펀드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구성되는 만큼 최근 계약 자산 증가가 특정 자산 투자에 대한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보기 어렵다"며 "최소 가입 금액이 과거 억원 단위에서 최근에는 수십만원으로 낮아지며 대중화됐고, 주식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보다 손쉽게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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