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세로 돌아선 가운데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팔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식 총 3948억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이는 현대모비스(4851억원)와 삼성전자우(4233억원)에 이어 셋째로 많은 규모다.
외국인은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 연속 삼성전자 순매도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외국인의 삼성전자 순매도 금액은 총 8조6786억원 규모에 달한다. 이 기간 동안 개인 투자자의 삼성전자 순매수 규모는 20조6995억원으로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물량을 모두 받아냈다.
외국인이 삼성전자 순매도세를 지속하면서 주가도 정체되는 양상을 보였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월 11일 9만1000원(종가 기준)까지 오른 이후 이달 4일 8만2600원으로 9.2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률(-0.03%)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초 이후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지고 주가가 지지부진했던 이유로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 가동 중단과 인텔의 파운드리 시장 진출에 따른 경쟁 확대 우려 등을 꼽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미국 텍사스주 폭설로 오스틴 공장 가동이 중단돼 3000억~4000억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현재는 공장 가동이 완전 정상화됐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외국인 수급과 관련해 원·달러 환율이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 중 하나인 만큼 원화 강세 환경이 조성돼야 외국인이 순매수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1월 평균 1099.03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 4일 1122.60원으로 2.14% 오른 상태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 등 반도체 대형주 주가에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원인은 원·달러 환율 강세인데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이기 때문"이라며 "환율 강세 흐름이 지속된다면 반도체 대형주 주가도 기대할 만하다"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1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실적이 소폭 감소했으나 2분기부터는 향후 실적 증가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비메모리 공급 부족에 의한 세트 생산 차질이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주가 상승 시점을 늦추고 있다"며 "그러나 유례없는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에서 전방 업체들은 반도체 재고를 줄이기보다 오히려 선제적으로 축적하고 과거 대비 높은 수준의 재고를 장기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업황 고점에 대한 우려도 시기상조"라며 "단기 우려도 시장에서 이미 상당 부분 소화돼 주가가 바닥을 확인한 뒤 강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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