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6‧11 전당대회 청년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김용태 후보(31‧경기 광명을 당협위원장)가 23일 “40대는 보통 직장으로 치면 과장이나 부장급이다. 국민들이 청년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이날 여의도 정치카페 하우스에서 진행된 본지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히면서 “비례대표 기득권을 누린 분이 청년 몫 최고위원에 출마하는 것은 상식적인 바람과는 반대되는 것이라고 본다. 꽃가마가 아닌 금가마를 타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비례대표로 당선된 이용(43) 후보가 청년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한 후보 가운데 유일한 1990년 생(生)인 김 후보는 “청년 최고위원 후보 중 제가 가장 어리지만 지방선거와 총선에 출마한 경험이 있다”며 “당 지도부 경험도 있다. 젊지만 경험이 많아서 정권교체에 능숙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김 후보는 지난해 총선 ‘퓨처메이커’로 경기 광명을에 출마했고, 2018년 지방선거에도 출마했다. 새로운보수당 공동대표로도 활동했다.
고려대 그린스쿨대학원에서 에너지환경정책 석사를 졸업한 김 후보는 “보수정당 가치의 외연을 넓히고 싶다”며 “기존 민주당이 선점해 온 환경이나 노동과 같은 가치를 적극적으로 확장해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용태 후보와의 일문일답.
-왜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했나.
“문재인 정권의 질서 있는 퇴각을 주장하고 싶었다. 문재인 정권은 2030 세대가 믿고 지지해줬는데, 배신했다. 문 대통령은 정유라씨(최순실 딸)에겐 엄청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조민씨 문제에선 정경심씨를 감싸기 바빴다. 심지어 정씨는 1심에서 유죄가 나왔는데…. 2030 세대의 힘으로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의 질서 있는 퇴각을 이끌고자 한다. ‘질서있는’이란 표현은 민주당이 정권 교체 이후에도 국민의힘과 국회에서 협력하며 함께 해야 할 국정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왜 김용태인가.
“지난 재‧보궐선거에서 2030 세대가 굉장히 민주당에 실망했고 저희를 지지해줬다. 2030 세대의 지지를 이어가서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 아무래도 40대 선배들보다는 1990년 생인 제가 유리하지 않을까. 2030 세대와 공감대가 있으니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청년 최고위원 후보 중에 가장 어리지만, 경험은 제가 가장 많다. 제가 적임자다.”
-현역인 이용 의원이 청년 최고위원 경선에 뛰어들었다.
“40대는 보통 직장으로 치면 과장이나 부장급이다. 국민들이 청년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현역 비례대표 의원도 출마를 선언했다. 상식적으로 봤을 때 바람직하지 않다. 재보선에서 우리 당이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민주당 보다 혁신적이라는 이미지가 있어서 그렇다. 초선들이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고 원외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도 출마했다. 변화와 혁신은 이곳에서 나온다. 그런데 비례대표로 기득권을 누리신 분이 청년 몫 최고위원 경선에 나온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 표현이 적절한지 모르겠지만 꽃가마가 아닌 금가마를 타려고 하는 거 같다.”
-국민의힘을 어떻게 바꾸고 싶은가.
“기존 보수가 다루지 않았던 가치들을 확장하고 싶다. 환경이나 노동과 같이 민주당의 가치라고 여겨졌던 그런 가치들까지 적극적으로 확장해나가고 싶다. 이런 것들이 되게 실생활과 밀접한 문제다. 그동안 보수정당이라고 하면 부자 기득권 정당의 이미지가 많았는데 가치를 확장해 이런 인식을 바꾸고 싶다.”
-내년 지방선거 당협별 30% 청년 할당 공약을 내세웠다. 어떤 변화를 기대하나.
“가장 확실한 변화는 사람의 변화다. 젊은 친구들, 일반인들은 여의도에 대해 ‘섬 같다’는 표현을 쓴다. 옆집 아저씨나 이웃들이 하는 평범한 대화를 하지 않고 그들끼리 섬에 모여서 말도 안 되는 얘기나 상식에 벗어난 얘기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혁신적인 힘을 보여주는 원천은 변화다. 시대정신은 2030에게 있다. 이들에게 문호를 개방하면 당연히 당이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청년들의 정치권 입성의 문을 여는 데에만 청년 정치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계 아닌가.
“일단 문을 연다는 거 자체가 한계를 하나씩 극복하는 거라 생각한다. 지적은 안타깝지만, 그 과정에서 청년정치가 발전하면서 성장해 왔다고 본다. 민주당의 청년 정치인들을 보면 기성정치의 거수기로 전락한 사례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 더 상식적인 분들에게 개방한다면 조금씩 한계를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대선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나.
“이번 대선의 핵심은 2030 세대다. 기존 2030 세대는 저희 보수정당을 지지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왔다. 그걸 깼던 게 이번 재보선이었다. 기존 보수정당의 적극적인 지지자는 60대 이상이었는데, 그러다보니 당이 2030 세대를 대상으로 한 메시지에 소홀했던 게 사실이다. 2030 세대를 위한 상식적인 메시지를 낼 수 있고, 그들의 지지를 이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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