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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에 따르면 이날 홍콩증시에서 전자담배 관련주가 급락했다. 구체적으로 스모어인터내셔널홀딩스(思摩爾國際, 06969.HK), 중국보톤그룹(中國波頓, 00336.HK)은 이날 각각 17%대 급락세를 보였다. 스모인터내셔널홀딩스는 장중 한때 20% 넘게 미끄러지기도 했다. 이 밖에 화보국제(華寶國際, 00336.HK)도 7.69% 하락했다.
뉴욕 증시에 상장된 관련주도 타격을 피할 수는 없었다. 중국 최대 전자담배 제조회사 우신커지(霧芯科技, NYSE: RLX, 이하 릴렉스) 주가는 이날 한때 15% 가까이 곤두박칠쳤다.
이튿날(27일)에는 전자담배 관련주가 홍콩 증시에서 강세로 전환했지만 전날 급락 폭을 만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는 중국 당국이 세계보건기구(WHO)와 공동 발표한 보고서에서 전자담배 위해성을 처음 지적하면서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데 따른 결과다.
중국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최근 '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위해성 관련 보고서'를 발표, "전자담배가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입증할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자담배 연기에 납·아연 등 미세발암물질이 많았는데, 전자담배 내 액상을 가열하는 금속코일에 다량의 발암물질이 검출됐다. 금속코일은 크롬과 납, 니켈 등의 유해성 물질을 생성하고, 또 전자담배에 쓰이는 향료도 사람의 폐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전자담배의 위해성은 이번 보고서에서 처음 언급된 것이다. 앞서 2012년 발표한 보고서에는 전자담배 관련 내용은 없었다.
사실 중국 당국은 전자담배 위해성을 눈여겨보고, 지난 2018년 대대적으로 규제에 나섰다. 전자담배 유해성을 이유로 온라인 판매와 광고를 금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오프라인 시장을 중심으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전자담배 시장은 다시 되살아나고 있다. 이에 올 들어서도 당국은 전자 담배를 일반 담배와 똑같이 규제하기 위한 조례 개정안을 내놓으면서 규제 수위를 높였다.
이번에 발표된 보고서는 중국 정부가 전자담배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가하는 신호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제일재경은 분석했다.
취자화 중국담배통제협회 부회장은 "전자담배가 니코틴 중독을 가중시킬 위험이 높고 위해성 여부가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으며, 니코틴 함량에 대한 국제 기준도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았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자담배는 무해하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이같은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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